"탈퇴 유예기간 때문에"…게임중독자, 유혹에서 '허우적'

15일 이상의 유예기간…"회원들을 위한 제도(?)"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

온라인 게임에 빠진 게임 중독자들이 탈퇴를 신청해도 유예기간 때문에 다시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부 게임업체들이 15일에서 3개월의 ‘탈퇴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바람에 게임 중독자들이 탈퇴 신청을 하고 취소하게되면 기존 아이템과 캐릭터가 복구돼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평소 아이온 게임을 즐기는 취업준비생 A씨는 "게임에 빠져서 3개월째 백수생활을 하고 있다"며 "게임에서 헤어나오기위해 탈퇴를 하려고 해도 유예기간이 있어서 유혹에서 못 헤어져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즐기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리니지 1, 2’는 모두 15일의 탈퇴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탈퇴 버튼을 클릭하면 ‘회원 탈퇴신청 후 취소를 원하시면 15일 이내에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메시지가 뜬다.

또한 NHN에서 운영하는 ‘테라’는 30일의 유예기간이 있고 웹젠사의 ‘뮤’는 90일 이내에만 재가입하면 아이템이 원상 복구된다.

하지만 게임 업체들은 탈퇴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용자가 많아 불가피하게 유예기간 제도를 둔 것이라는 입장이다.

홧김에 탈퇴한 뒤 후회하는 이용자를 배려해 만들어놓은 기간이며 회원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재산을 한 번에 날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회원들을 위한 제도라는 것.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탈퇴 유예기간은 온라인 게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오프라인 등 모든 상거래에서 통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중독증세를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많은 만큼 유예기간을 없애도록 하는 대안은 필요한 부분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1월 게임산업 시행령에서는 자신이나 부모가 원할 시 선택적으로 게임 중단을 할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 시작된다"며 "유예기간과 상관없이 원할 때 언제든지 게임 탈퇴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s-repor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