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담도, 췌장질환

담낭 용종, 당뇨 환자에게는 암의 씨앗

pulmaemi 2011. 8. 5. 06:18

담낭암 가능성 65세 이상 고령일 경우 5배, 당뇨환자는 6배 더 높아

 

[메디컬투데이 양혜인 기자]

올해 초 현대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를 떠나보내며 '담낭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당뇨 환자에게 담낭 용종이 있을 경우 담낭암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외과·소화기내과 ‘간담도팀’에서 담낭용종을 제거하기 위해 담낭을 절제한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담낭암의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일 경우 5배, 당뇨환자일 경우 6배, 용종의 크기가 15mm이상으로 큰 경우 21배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담낭 용종 즉 담낭에 생긴 혹은 대게 초음파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데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건강 검진을 받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담낭 용종 판정을 받는 경우가 비교적 흔해졌다.

건강검진을 받는 인구 중 남자는 7%, 여자는 4.8%에서 담낭 용종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담낭 속의 혹이 종양성 용종인지 여부를 초음파 검사만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깊숙한 곳에 위치해 조직검사도 다른 장기와 달리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담낭 용종의 치료 여부는 크기를 기준으로 결정하는데 10mm 이상인 경우 수술을 받아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담낭용종을 제거하기 위해 담낭 절제술을 시행하면 1/4 정도만이 종양이고 나머지는 콜레스테롤성 및 염증성인 비종양성 용종으로 밝혀져 용종의 크기만으로는 악성도를 판단하기가 애매했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담낭 제거술을 받은 10mm 이상의 담낭용종 환자 210명 중에서 65명만이 선종과 선암을 포함한 종양이었다.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담낭 용종은 악성 여부를 떠나 그 크기만으로 담낭을 절제해야 하는 현실에서 환자의 연령 특히 당뇨병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이번 연구는 담낭 절제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소화기내과 이상협 교수는 “당뇨병이 여러 가지 암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담낭암과의 관계를 규명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평소 당뇨를 앓고 있다면 담낭 용종 발생 및 변화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담낭에 용종이 발견됐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1년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용종의 크기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 저널인 세계 소화기 학회지 5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양혜인 기자(lovely@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