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이 이를 놓칠 리가 없다. 그들은 하이애나가 되어 노무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태풍이야 오든 말든, 국민들이야 피해를 입든 말든 대통령은 연극보고, 경제부총리는 골프나 치고 있었다니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재민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박진 한나라당 대변인 논평-2003.09.23) "태풍으로 국민이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그 시간에 대통령이 (삼청각의) 고급음식을 먹고 즐겼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통령의 그런 행동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느냐"(권철현 의원,국회교육위-2003.09.23) "대통령이 위기의식 없이 한가하게 공연을 관람한 것은 수재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규택 의원) "대통령이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 한마디 하는 게 도리이며, 국민을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 대통령이 태풍 때 뮤지컬을 본 것에 대해 어제 한말씀 드렸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자기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을 대통령이 방치하고 제대로 사과 한 마디 없는것을 분개하고 있다"(최병렬 대표, 국감대책회의-2003.09.24) "태풍으로 비상 사태에 들어간 시간에 대통령은 연극이나 보고, 경제부총리는 골프나 치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겠는가"(목요상의원) "부시 미 대통령은 '허리케인'이 오자 휴가 중인데도 지휘를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태풍 '매미'가 상륙하는 날 연극을 관람했다. 노 대통령이 관람한 연극 제목이 <인당수 사랑가>라고 하는데, 당시 우리 수재민들은 '매미 울음가'를 불렀을 것"(원유철의원)
(서프라이즈 / 耽讀 / 2011-01-13)
2003년 9월 12일은 대한민국 태풍 역사에서 잊지 못할 날이다. 태풍 '매미'가 경남 사천과 고성 지역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사망·실종 132명, 이재민 6만 1천여 명, 재산피해 4조 7천여 억 원이었다. 그런데 매미가 상륙하는 날 노무현 대통령은 삼청각에서 추석연휴를 맞아 권양숙 여사와 가족들 그리고 문희상 비서실장 부부 등과 함께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2시간 동안 관람한 뒤 삼청각 내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밤 9시 40분쯤 삼청각을 떠난 사실이 며칠 뒤 알려졌다.
<조선일보>가 이런 일을 가만히 넘어간다면 <조선일보>가 아니다.
태풍 때 뮤지컬을 볼 수 있느냐는 문제엔 찬반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태풍으로 가족과 재산을 잃고 일터와 농지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빠져있다. 이런 때에 ‘대통령이 그 순간에 뮤지컬을 보고 있었다’는 말 한마디가 얼마만큼의 폭발성을 갖는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난국을 대하는 盧대통령의 자세>사설-2003.09.25)
대통령의 사과는 130여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고, 수조원의 피해가 난 지 12일이나 지나서야 나왔다. 청와대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수그러들지 않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경위야 어떻든 국가위기관리의 최종 책임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시인하기로 했다면, 구구절절 ‘변명’보다는 차라리 깨끗하게 “죄송했다”고 한마디하는 게 더 나았을 듯싶다.([기자수첩] 대통령의 '이상한 사과'-2003.09.25) 청와대측은 “(대통령이 태풍 때 공연을 본 것이나) 저녁시간 관저에 대기하면서 TV를 보는 것이나 실제로 달라질 것은 없었다”고도 했다. 대통령의 공연관람을 TV 시청에 견주어서는 곤란한 노릇이다. 하필 재난이 닥쳤을 때 공연을 봄으로써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예술현장 방문이 한가해 빠졌을 때나 하는 일이라는 인상을 주지나 않았는지도 걱정스럽다.([태평로] 아쉬운 대통령의 공연관람-2003.09.30) |
<동아일보>? 이런 일 제일 좋아한다. 조선일보가 하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매미'가 남부지방에 상륙했던 12일 저녁 뮤지컬을 관람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청와대측은 대통령의 추석 연휴 일정으로 예약한 것이어서 취소하지 못했다고 하나 군색한 변명이다. 보통 사람들도 나라에 재난이 생기면 불요불급한 행사는 자제한다. 봄철 가뭄이 조금만 심해도 야유회를 취소하는 것이 우리의 정서고 미덕이다. 가족과의 약속이었더라도 가족만 관람토록 하고 대통령은 빠졌어야 했다. 대통령이 이러니까 경제부총리가 태풍 경고 속에서 골프 연휴를 보냈는데도 질책 한번 못한 것 아닌가"대통령의 태풍 속 뮤지컬관람-2003.09.24사설) "대통령은 태풍 오면 공연 약속도 취소해야 하나”라고 외치는 그에게 태풍에 우는 어민의 눈물을 닦아 주십사 바란다면 눈치 없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공무원은 좀 튀면 안 되나,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는 지론대로 자신은 잘 튀어서 ‘코드’ 덕을 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부하들이 장관을 닮아 ‘태풍 왔다고 어민만 쳐다봐야 하나’라며 엉뚱한 일로 설치도록 물들이지는 말라.(<동아일보> [배인준 칼럼]고장 난 '1인자' -2003.09.30) |
이렇게 노무현 대통령이 매미가 오는데도 뮤지컬을 관람했다고 한나라당과 조선과 동아는 맹비난했다.
그런데 8년 후 한반도에 구제역 대재앙이 축산농가를 붕괴시키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도 뮤지컬을 관람했다.
정진석 정무수석 트워터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8일 저녁 뮤지컬 '영웅'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저 웃는 모습을 보시라. 축산농민을 죽어가고, 공무원들을 추위와 피로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웃는다. 좋다고. 한나라당은 무엇하나. 이명박 대통령 구제역 대재앙에도 뮤지컬 보는 대통령 왜 비판하지 않나. 그리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무엇하나.
이런 일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언론노조가 10일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은 입을 다물고 있다. 언론의 침묵 또한 못 봐줄 수준이다. 극소수 인터넷 매체를 제외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 언론이 없다. 비판은 고사하고 사실관계를 보도한 언론도 손을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고 이명박과 언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긴급발표한 성명을 통해 "구제역 재난으로 농민들과 축산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주말인 8일 저녁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영웅'이라는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이게 2011년 이명박이 다스리는 대한민국 현실이다. 하이에나가 되어 노무현을 공격한 그 갸륵하고, 기특한 언론정신 1만분의 1이라도 있다면 이번 이명박 뮤지컬 관람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통령으로서 명백한 직무유기였다.
(cL) 耽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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