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사회

공무원들 격분 "우리만 생고생, MB는 뮤지컬 관람?"

pulmaemi 2011. 1. 12. 09:33

"공무원들은 죽기까지 하는데...국정상황 모르는 무지의 극치"

 

수많은 공무원들이 혹한속에서 40여일째 구제역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뮤지컬을 관람했다는 소식을 접한 공무원들이 격분하며 이 대통령에게 대국민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무원 사회내에서도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휘청거리는 양상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10일 긴급발표한 성명을 통해 "구제역 재난으로 농민들과 축산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주말인 8일 저녁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영웅'이라는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구제역 확산이 국가적 비상사태가 된 상황에서 동원된 공무원들이 밤낮없는 격무로 누적된 피로와 부상으로 쓰러지고 있다. 지난 12월 1일 안동공무원 금찬수(50)씨, 29일 영양군 김경선(37) 씨가 순직한 데 이어 고령군 보건소 직원 곽석순(46, 여)씨가 과로로 쓰러져 의식불명상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특히 구제역 현장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전무후무한 도살처분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구제역이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로 전국으로 확산해 120만 마리 이상의 소·돼지가 도축되면서 전국 축산농가들의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수만 명의 공무원들이 벌써 40여 일째 엄동설한에도 방역과 살처분에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뮤지컬 관람이라니, 국정 상황을 모르는 무지의 극치를 보여준 꼴"이라며 이 대통령과 참모들을 싸잡아 강력 질타했다.

 

이들은 특히 "이 대통령은 구제역 발생 후 단 한 차례도 구제역 현장을 찾지 않았다.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서까지 방문한 대통령이 아니었던가"라고 비아냥댄 뒤, "사상 유례없는 구제역 도살처분으로 수의사들이 살아 있는 돼지 등을 생매장하는 과정에 받은 '살처분 쇼크'를 더는 견디지 못해 줄줄이 사표나 휴직신청서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구제역의 고통을 외면한 채 뮤지컬 관람에 나선 MB정부는 즉각 농민들과 국민에게 사과하라"며 "아울러 농민들에게 구제역의 책임을 전가하며, 대책없는 살처분으로 일관하고 있는 MB정부의 구제역 대책을 믿을 수 없다. 신속하고 농가의 피해를 줄이는 방역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10일 발표한 성명 전문.

 

구제역 재난에 뮤지컬 관람이라니, MB정부는 농민, 국민에게 사과하라

구제역 재난으로 농민들과 축산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주말인 8일 저녁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영웅'이라는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구제역 확산이 국가적 비상사태가 된 상황에서 동원된 공무원들이 밤낮없는 격무로 누적된 피로와 부상으로 쓰러지고 있다. 지난 12월 1일 안동공무원 금찬수(50)씨, 29일 영양군 김경선(37) 씨가 순직한 데 이어 고령군 보건소 직원 곽석순(46, 여)씨가 과로로 쓰러져 의식불명상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특히 구제역 현장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전무후무한 도살처분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구제역 현장에서 공무원들은 전무후무한 살처분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고, 조류독감까지 확산되고 있어, 국가위기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제역이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로 전국으로 확산해 120만 마리 이상의 소·돼지가 도축되면서 전국 축산농가들의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수만 명의 공무원들이 벌써 40여 일째 엄동설한에도 방역과 살처분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뮤지컬 관람이라니, 국정 상황을 모르는 무지의 극치를 보여준 꼴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구제역 발생 후 단 한 차례도 구제역 현장을 찾지 않았다.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서까지 방문한 대통령이 아니었던가? 사상 유례없는 구제역 도살처분으로 수의사들이 살아 있는 돼지 등을 생매장하는 과정에 받은 '살처분 쇼크'를 더는 견디지 못해 줄줄이 사표나 휴직신청서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등에 근무 중인 80명의 수의사 가운데 현재 사의를 표하거나 출산을 앞당겨 휴직을 신청한 수의사가 모두 10여 명에 달하고 있고, 구제역 방역에 동원된 수 만 명의 공무원들도 전무후무한 도살처분에 심각한 환청 등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정의 최고 통수권자가 자신의 할 일을 잊은 채 한가롭게 뮤지컬 관람이라니. 구제역현장에서 40여 일 밤낮으로 고통을 감내하며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좌절감만 안긴 처사이다.

 

이뿐인가. 8년 전 참여정부 초기에 유사한 일이 있었을 때 한나라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혹독하게 맹공한 것을 어찌 잊을 수 잊게는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매미로 수해손해를 입고 있을 때 뮤지컬 관람했다는 이유로 한나라당으로부터 혹독했던 비난을 받은 점에서 과연 이번 이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에 대해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국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양성윤, 아래 공무원노조)은 사상 유례없는 도살처분에 공분을 느낀다. 또한, 이번 구제역의 고통을 외면한 채 뮤지컬 관람에 나선 MB정부는 즉각 농민들과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한다.

 

아무런 대책 없이 도살처분이 방역의 최고의 보루인 양 수백만 마리의 소·돼지를 도살처분하는 현장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방역에 한계점에 이르렀다.

 

MB정부는 한가롭게 뮤지컬을 관람할 때가 아니라 도살처분이 아닌 다른 방역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 같은 대책 없이 사상 유례없는 도살처분은 앞으로 많은 축산농가의 희망을 꺾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가깝게 일본의 사례들을 보아도 이미 도살처분이 아닌 방역으로 구제역을 막았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공무원노조는 농민들에게 구제역의 책임을 전가하며, 대책없는 살처분으로 일관하고 있는 MB정부의 구제역 대책을 믿을 수 없다. 신속하고 농가의 피해를 줄이는 방역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바이다.

 

2011년 1월 10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태견 기자 Top^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