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김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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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의 구마모토현 야츠시로시의 후쿠시마 가쥬토시 시장은 단호했다. 40~50년 전 댐 찬성론자들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4대강에 16개의 보(국제 기준으로 따지면 '댐')가 세워지면 그보다 약간 규모가 큰 아라세 댐의 몰락과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특히 "왜 한국이 일본의 잘못된 전철을 따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구마모토현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구마강. 지난 1954년 사카모토촌에 건설된 아라세댐은 중력식 콘크리트댐으로 폭 210m, 높이 25m의 규모다. 당시 큰 홍수가 났는데, 이 같은 재해를 예방하고 전기 발전을 통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댐 건설론자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컵에 물을 넣고 하루 지난 뒤 그 물을 마실 수 있나?"
그는 아라세 댐 철거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야스시로 시장에 당선됐다. 그전에 구마모토 현의원을 지냈는데 그때부터 댐 철거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그는 환경운동가 출신이 아니었다. 구마강 하류의 삼각지에서 은어를 파는 상점의 아들이었다. 그는 구마강 지도를 펴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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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에 퇴적해있던 더러운 뻘이 홍수가 나면 이곳으로 흘러내려왔고, 조개들도 전멸했다. 시민들은 청류를 되돌리고 싶어했다. 그래서 정치인이기도 한 나는 이런 주민들의 요구를 받들어 선두에 섰다."
하지만 한국의 정부와 일부 학자들은 4대강에 16개의 보를 세워서 물을 가둬두면 수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질이 좋아진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기자가 한국 정부의 소위 '희석론'을 소개 하자에 그는 잠시 황망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컵에 물을 넣고 하루 지난 뒤 그 물을 마실 수 있나? 억지로 마실 수는 있을지 몰라도, 마시지는 않는다. 왜인가?"
결국 갇힌 물은 썩는다는 것이다. 또 한국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그러면 아라세 댐을 통한 치수 정책은 실효를 거뒀나?
"댐 때문에 홍수 피해가 되레 커졌다. 댐에 물이 고이면 더러운 퇴적물들이 그 속에 갇혀 있는데 홍수 때만 되면 그게 다 흘러내려서 지역주민들이 견딜 수 없었다. 또 비가 오면 댐 수문을 콘트롤해야 하는 데 집중호우 때에는 그게 제대로 안 된다. 그러다 보니 피해가 더 커진 것이다. 댐 하류의 사람들은 진흙탕을 뒤집어써야 했고, 댐 상류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침수 피해를 겪었다."
"막대한 건설비용의 일부는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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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과 기업가들과의 유착이 있었을 것이다. 거의 100%다. 막대한 건설비용의 일부는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다. 왜 한국은 일본을 흉내 내려는지 모르겠다.
시대가 달라졌다. 일본의 기본 정책은 이제 콘크리트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 중이다. 아라세 댐에 이어 그 상류에 위치한 세토이시 댐에 대한 철거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아라세 댐의 경우 그 밑에 퇴적한 침전물이 15만7천 루베에 달하는 데 그걸 트럭에 실어서 운반을 한 뒤에야 철거가 가능하다."
- 한국 정부는 보를 건설하면서 소규모 발전을 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아라세 댐 건설론자들도 똑같은 주장을 했다. 그런데 지금 아라세 댐과 세토이시 댐의 발전 용량은 구마모토현 전체의 1.5%이다. 50년 전에는 상당한 가치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 정도의 발전을 위해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가? 결론은 당연하다."
- 당신이 만약 한국 4대강 유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라면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한국의 정치정세를 잘 모르겠지만, 난 아마도 선두에 서서 반대할 것이다."
그는 한 시간여 동안 열정적으로 인터뷰를 한 뒤 악수를 하고 나오는 취재진에게 한마디 던졌다.
"구마강은 우리의 보물이다."
특별취재팀 : 김병기 편집국장/심규상 지역팀장/허재영 대전대교수(취재자문, 충남도 4대강 재검토특위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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