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눈칫밥 상처’에 울컥…<지식채널e> 폭풍공감

pulmaemi 2010. 12. 24. 21:57


‘‘공짜밥’편 아이들의 무상급식 실태 조명 …“오세훈 꼭 보시라”

(라디오21-코리아포커스 / 민일성 / 2010-12-24)
 

▲ EBS '지식채널e'의 '공짜밥' 편의 화면 캡쳐 이미지


무상급식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EBS의 간판 교양프로그램 ‘지식채널e’의 ‘공짜밥’ 편이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급식을 놓고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주고받은 솔직한 고민 내용을 발췌, 재구성한 것으로 왜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하는지, 정부 여당의 선별적 복지 시각이 얼마나 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평이다.

감각적인 영상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 마니아층까지 형성하고 있는 ‘지식채널e’는 지난 20일 공개한 ‘공짜밥’편을 통해 무상급식 문제를 당사자들의 시각에서 다뤘다.

한 아이가 인터넷에 무상급식과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는다.

“오늘도 엄마한테 전화하면서 울었습니다. 너무 창피하다고. 선생님이 칠판에 ‘급식지원신청서 제출’이라고 쓰시기에 가슴이 철렁했지요. 제 이름을 부르실까봐서요. 아이들이 눈치 채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요? 경험자분들 꼭 좀 대답해주세요.”

이에 답글이 올라왔다.  

“re. 저도 이 문제로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그냥 떳떳하게 가서 말하세요. 그리고 정 창피하시면 급식비 지원 받으려고 일부러 가난하다고 거짓말했다고 하세요. 그럼 애들도 와 좋겠다. 이래요.”

또 한 아이가 자신의 고충을 털어놨다.  

“진짜 급식 지원받으라고 교무실로 부르는 거 싫어요. 교무실에 가면 저랑 같이 급식 지원받는 애들도 있고 창피하거든요. 급식 지원 안 받는 방법 좀 제발 알려주세요.”

이에 또 다른 아이가 “re. 저는 제가 먼저 신청했어요. 지원 안 받는다고 하면 안 해줘요. 님 그럼 만날 점심 굶고 다니실 거예요? 애들이 넌 왜 밥 안 먹느냐고 하면 뭐라고 하실 건가요?? 창피한 건 잠깐이에요. 그 순간만 참으면 되고요.”라고 자신의 대처법을 소개했다.  

‘지식채널e’는 이어 “그렇게 얻는 1800원 2500원 3000원짜리 ‘공짜밥’, 공짜밥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라며 선별적 무상급식을 먹는 아이들의 소감을 전했다.

“공짜로 먹는데 많이 먹을 땐 다른 아이들한테 미안해요” “지금 저보다 더 어렵게 사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나중에는 정부, 사회의 손이 안 미치는 그런 애들을 찾아서 돕고 싶어요”

해당 동영상은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어른들의 정치 싸움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상처 받는 아이들의 실태를 감성적으로 전달해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24일 오세훈 시장에게 해당 동영상을 추천하면서 “오 시장님도, 저도 인정하듯이 우리 아이들은 이 나라의 미래이다. 우리 아이들이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눈치 보지 않도록 골고루 밥 좀 먹이자는 게 왜 그렇게 ‘망국적’인 것인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 부소장은 “눈치 보며 ‘공짜밥’을 먹는 그 아이들이 자라서 정부와 사회의 손이 안 미치는 아이들을 찾아서 돕기 전에 서울시가 지금 나서서 그 아이들이 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마음의 상처 없이 밝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되는 건가, 우리가 아이들에게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의무교육을 하는 동안 그 일환으로서 모든 아이들에게 ‘의무급식’을 하면 안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선 부소장은 “사실 우리 아이들이 받는 위화감과 ‘낙인 효과’로 표현되는 정서적 상처가 이 정도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꼭 한 번 보십시오. 보고 나면 “요즘 밥 굶는 아이 없다”는 식의 말씀 그렇게 쉽게 내뱉지 못하실 것이다”고 오 시장에게 영상을 볼 것을 권했다.

트위터와 인터넷에는 “울컥합니다. 정말 아이들의 맘을 어느 정도나 헤아리고 있는 걸까요”, “한 끼 밥을 내주면서 배고픔에 대한 증빙을 강요하는 것이 야만이 아니라면 무엇이 야만일까요”,

“공짜로 먹는데 많이 먹을 땐 미안하다는 아이의 글엔 얼굴을 들 수 없네요. 단 한명만이 가난한 아이라도 그 아이가 떳떳하도록 부자아이에게 공짜밥을 줘야한다면, 그래도 전 세금을 지출하겠습니다. 까짓 우리 아파트 앞 보도블록이 깨져 걷는데 좀 불편하면 되지요”,

“사무실이라서 울기 쫌 뭐한데. 터져버렸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더 슬프고. 어른이라 쪽팔리다”, “어른들은 돈, 예산을 강조하지만...아이들 마음의 상처는...?”, “어린학생들이 이런 줄도 모르고 부자급식이라며 버젓이 신문일간지에 광고 내는 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아침에 여섯 살짜리 아들 녀석이 밥 먹는 모습과 동영상속 아이들의 말들이 겹쳐지며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아이들이 마음 편히 밥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일, 설사 나라가 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라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 유투브에 올려진 EBS '지식채널e'의 '공짜밥' 편



 민일성 기자 / 라디오21-코리아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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