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민간 의료기관의 '금연클리닉', "보건소보다 효과 떨어질 것"

pulmaemi 2010. 11. 11. 12:10
보건소 금연클리닉 상담횟수 1인당 평균 8.3회, 성공률 높아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현재 보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금연클리닉 사업이 민간의료기관으로 이전될 경우 금연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주승용 의원(한나라당)은 진수희 장관이 최근 '담배가격 인상 세금은 반드시 금연 클리닉 운영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보건소 금연클리닉이 대폭 축소되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사용하던 보건소 금연클리닉 예산 166억원을 전액 없애고 ‘금연지원 프로그램’라는 유사한 사업을 143억원의 예산으로 축소해 신설했기 때문이라고 주 의원은 설명했다.

주승용 의원은 복지부의 계획대로라면 보건소가 아닌 민간 병원에서 금연상담·치료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돼 공공서비스 기능은 축소되는 대신 의료민영화로 평가받는 건강관리서비스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피력했다.

주 의원은 금연 사업은 민간 의료기관 보다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2007년 기준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1인당 상담횟수는 평균 8.3회이고 4주간 금연성공률은 4주간 80%, 6개월간 46%의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의사가 환자 상담과 처방을 모두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금연성공률 제고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

전담 상담사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보건소와 달리 일반 의료기관은 소위 ‘3분 진료’ 현상 등이 금연관리에서도 적용될 수 있어 상담시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금연 업무를 전담하는 보건소 상담사와 달리, 여러 업무를 맡고 있는 병의원의 인력들은 보건소에 비해 사후관리를 소홀히 할 수 있다.

결국 흡연율을 감소시키기 위해 공공서비스 기관인 보건소가 금연클리닉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 의원은 깅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효과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축소하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는 건강관리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예산을 짜맞췄다.

현재 의료계는 치료의 영역인 흡연·음주 등을 비급여로 전환하는 건강관리서비스를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보건소 사업 축소는 민간 병의원을 대상으로 금연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줘 의료계의 반대를 무마시키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주승용 의원은 "복지부가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의료민영화 사업에 매진하기보다 비가격정책 가운데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운영된 보건소 금연클리닉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원상복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cihur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