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가 당뇨병을 촉진시키는 세포내 원인 신호체계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이는 성인의 혈당이 한번 올라가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원인이 음주 때문임을 보여 주는 결과로 적당량의 술이 만성질환 예방효과가 있다는 기존 보고들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 대사영양질환과 김원호 박사팀은 알코올 중독성 질환자의 30∼40%가 당뇨병을 갖고 있다는 임상적 소견에 따라 동물실험을 통해 알코올이 췌장세포의 기능 저하 및 세포 사멸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 만성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한 쥐의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세포의 크기가 감소하고 혈당 분해효소(GCK·글루코카이나제)도 감소해 당 분해 능력이 급격히 감소됨이 확인됐다.
음주를 하면 췌장 속의 GCK가 알코올에 의해 생성되는 독성산화물질들에 의해 구조변화를 일으켜 쉽게 분해돼 그 양이 급격히 감소함을 확인한 것.
이번 연구결과는 알코올이 인슐린 생성에 중요한 효소인 GCK의 구조변화를 통해 췌장세포의 기능저하 및 세포사멸을 야기하고 결국에는 혈액속의 당을 정상적으로 조절하지 못하여 당뇨병을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알코올에 의한 당뇨병 발생 위험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생화학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