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학회 조사, '전립선암 지도' 작성 추진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악성도가 낮은 전립선암(고분화도암)의 진단율이 점차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 악성도가 높은 저분화도 암이 전체 환자 중 36.3%로 미국 등에 비해 현저하게 높아 광범위한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와 같은 조기 검진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이사장 백재승)와 비뇨기종양학회(회장 장성구)가 2007년과 2010년 강릉, 대구, 전주 지역에서 모두 전립선특이항원(이하 PSA) 검진에 참여한 재검진군이 올해 첫 검진을 받은 신규 검진군보다 전립선암 발견율이 2.4배 낮았다고 발표했다.
이들 학회는 '전립선암 지도'를 만들기 위해 2007년에 이어 2010년 제2차 역학조사를 3월부터 4월까지 약 두 달간 강릉, 대구, 전주 지역의 보건소 및 노인복지회관에서 55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PSA 무료 검진을 시행했으며 강릉 1119명, 대구 1625명, 전주 872명 등 총 3616명이 참여했다.
PSA 검사는 진단 키트에 채취한 혈액을 적용하는 간단한 검사법으로 전립선암 조기 발견을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PSA 수치가 3ng/ml 이상인 경우, 암 발생 위험군으로 분류돼, 조직검사를 통해 암 유무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역학 조사의 주요 목적은 3년 전 PSA 검사를 시행했던 지역에서 재검진을 통한 변화를 관찰하기 위함으로, 올해 재검진자는 강릉 544명, 대구 484명, 전주 224명 등 총 1252명으로 전체 참여 환자의 34.6%였다. 이들의 평균 PSA의 값은 1.89ng/ml로 신규 검진군의 2.14ng/ml보다 낮았다.
올해 실시된 PSA 검사 결과, 신규 검진군 2,364명의 전립선암 발견율은 3.14%로 전년도와 유사했지만, 이와 비교해 재검진군인 1252명의 전립선암 발견율은 1.29%로 낮았다.
이들 재검진군 환자의 PSA 변화 추이를 관찰한 결과, 암이 발견된 군에서의 PSA치 증가율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조직검사 대상자를 결정할 때에 PSA치 변화 속도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했다.
한편 서울지역 단일기관에서 1997년부터 2009년까지 전립선암 환자 1672명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 중 국소전립선암의 비율이 1997-2000년 57.6%이었던 것이 2007-2009년에는 79%로 크게 증가했으며, 원격전이암의 비율은 39.2%에서 7.9%로 크게 감소했다.
PSA치의 중앙 값도 34.5ng/ml에서 8.0ng/ml로 유의하게 감소해 치료가 가능한 국소전립선암의 진단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소전립선암의 발견율이 높아진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악성도가 낮은 고분화도암의 진단율이 높아지고 악성도가 높은 저분화도암의 진단율이 감소 추세지만, 저분화도 암이 전체 환자 중 36.3%로 미국의 5.7~11%와 비교해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안한종 교수는 “1997-2000년에 비해 전립선암 환자의 PSA 수치가 감소하고 있으며, 낮은 병기인 국소전립선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저분화도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은 상황” 이라며, “광범위한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와 같은 조기 검진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