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땀이 비오듯 암내 진동해…'비호감 남여', 어떡해?

pulmaemi 2010. 7. 5. 09:47
아포크린선이 발달하는 사춘기, 냄새 가장 심하고 고약해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김모(여·27)씨는 “여름만 되면 겨드랑이, 손, 발 할 것 없이 땀으로 샤워를 하기 때문에 하루에 한번씩 샤워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며 “거기다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속옷이 금방 젖을 정도”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박모(남·25)씨는 “군대를 갔다오고 나서 암내가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여자친구가 옆에 있으면 암내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한여름에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민망할 정도”라며 암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궁금해했다.

땀은 체온 유지를 위한 정상적인 생리현상이지만 김 씨와 박 씨처럼 필요 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호소할 정도로 땀 분비나 암내 정도가 심하다면 치료에 대해 고려해볼 만하다.

◇ 땀이 비오듯 ‘다한증’ VS 암내 진동까지 ‘액취증’

다한증은 한마디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증상으로 주로 손, 액와(겨드랑이) 부위, 얼굴, 또는 발에 발한이 나타난다.

예컨대 악수를 하거나 타인 손잡기를 꺼리게 돼 사회생활과 이성교제에 방해가 된다. 또는 여성의 경우 얼굴에 땀이 많이 나 화장을 자주 고치게 되고 겨드랑이에도 땀이 차 옷이 젖어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다한증은 의학적으로 아포크린과 에크린 땀샘 중 에크린 땀샘에서 땀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증상이다.

자율신경 중 땀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이 신경의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와 에크린 땀샘을 지나치게 자극해 땀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에크린 땀샘은 전신의 피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및 이마에 가장 많이 분포하며 땀을 분비한 후 피부표면에서 증발시켜 체온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심한 스트레스나 정서적인 자극 등으로 심신이 긴장하거나 흥분할수록 다한증은 심해질 수 있다.

다한증의 종류는 겨드랑이에 땀이 많은 겨드랑이 다한증, 손과 발에 땀이 많은 수족다한증, 얼굴에 땀이 많은 안면다한증이 있다.

또한 다한증은 발생 원인에 따라 본태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본태성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발생하는데 교감신경 자극에 대한 땀샘의 과민 반응이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차성 다한증은 대개의 경우 당뇨병, 뇌막염이나 간질, 갑상선 기능항진증, 자가면역질환, 암등의 다른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땀이 과도하게 나는 상태로 체온조절에 필요한 양 이상의 땀이 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다한증 환자는 본태성 다한증으로 젊은 연령층 인구의 약 0.6~1.1%에서 발생하며 환자의 약 25%에서는 부모나 형제 중에도 환자가 발생하는 가족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전신에서 땀이 나는 다한증의 경우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증 등의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이 질환들도 같이 체크해 보는 게 좋다.

한편 분비물에서 나는 냄새는 처음에 없지만 모낭에서 나오면서 피부에 있는 균과 접하면서 냄새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액취증이라고 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발병 시기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아포크린선이 발달하는 사춘기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이 시기가 가장 심하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며 "청소년기를 넘긴 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성인이 된 후에도 증상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원장은 "액취증은 서양인에게는 많지만 한국인에게는 흔치 않다보니 이성교제, 면접, 취업, 결혼 등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예방법·치료법은 없을까?

다한증을 예방하려면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땀을 흘리고 난 뒤 바로 향균비누를 사용해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친 후에는 물기를 완전 제거하고 파우더를 발라주면 보송보송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외출할 때 탈취제를 비롯한 국소도포제를 뿌려주거나 발라주면 땀이 나는 것을 억제하고 산뜻한 향을 더해주며 제모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몸에 털이 많으면 세균 번식이 쉬워 좋지 않은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꽉 끼거나 조이지 않는 통풍이 잘되고 땀 흡수가 빠른 옷을 입는 게 좋으며 운동을 할 때는 땀이 과하게 배출되지 않도록 하루 30분 이내로 시간을 줄이는 게 도움된다.

또 알코올 및 커피, 홍차, 콜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을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생활습관에 대한 노력에 불구하고 다한증과 액취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이 되는 특정한 질환을 찾아 제거 또는 치료해 주면 증상이 없어진다.

본태성 다한증의 치료에는 진정제나 안정제, 항콜린성제제 등의 약물을 복용해 정신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방법들 있지만 일시적이고 백내장이나 간질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손, 발 다한증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이온영동법 치료나 보톡스요법, 약물요법을 시행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신경차단 수술이 적당하다.

한양대 구리병원 흉부외과 전순호 교수는 "최근에는 땀이 많이 나게 하는 땀샘을 흉부교감신경을 선택적으로 흉강 내시경으로 절단하는 방법이 시행된다"며 "예전에는 가슴을 크게 열어야만 했던 다한증 수술이 흉강경이라고 하는 내시경의 개발로 안전하고 간단한 수술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최근에는 직경이 2㎜밖에 안되는 흉강경 침이 개발돼 피부 절개 없이 바늘구멍을 통해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 속도나 미용적인 면에서 기존의 타 수술방법 보다 훨씬 탁월하고 피부 상처가 작고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회복속도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elizabe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