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금연 도와줄 멘토를 찾으세요

pulmaemi 2009. 2. 5. 08:43

연초 작심삼일 문턱서 무너졌다면…
채식위주 식단 흡연욕구 줄여 담배 끊은지 석달 지나면 폐 정화기능 정상으로

흡연 경력 15년차인 김성진 씨(37). 연초 금연 계획을 세웠지만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2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비단 김씨의 일만은 아니다.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그래서 금연 계획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대명사로 꼽힌다. 당차게 세운 계운 금연 계획이 이렇듯 허무하게 무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저 의지가 약한 탓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의학적으로 흡연은 `니코틴 중독에 의한 만성 질환`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무작정 금연을 시도하는 것은 병을 그저 마음가짐만으로 고쳐보겠다는 태도와 같은 꼴이다.

그래서 대부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연 성공을 위해서는 개인의 강한 의지는 기본이고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대한금연학회에 따르면 개인 노력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1년)은 3%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의사의 도움을 받으면 그 성공률은 25% 이상으로 올라간다.

◆ 천천히 하는 자살 `흡연` =

흡연이 몸에 해롭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담배 연기에는 시체방부제(포름알데히드)와 독극물(청산가리) 성분을 비롯해 4000여 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또한 인체에 치명적인 70가지 정도 발암물질도 들어 있다. 흡연이 유발하는 주요 암 종류만도 폐암, 구강암, 후두(성대)암, 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방광암 등 7가지에 달한다.

이 밖에도 현재 인류에 발생하는 모든 암 중 30~40%는 담배가 원인이다. 또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 심장질환, 폐질환, 호흡기질환, 정맥류질환 등에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주요 사망 질환에 있어 흡연이 절대적인 요인이 된다는 이야기다. 흡연을 `서서히 자살하는 행위`로 규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결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흡연자들의 기대 수명은 비흡연자에 비해 7년 정도 짧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최초 사흘을 버텨라 =

담배를 끊지 못하는 가장 이유는 니코틴 중독에 따른 금단 증상 때문이다. 니코틴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등과 같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담배 한 개비에는 대략 1㎎ 정도 함유되어 있다.

사람의 경우 니코틴에 의한 치사량은 40㎎이다. 금단 증상으로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간절한 욕구, 불안, 초조, 손떨림, 식은땀, 두통, 복통, 설사 등 다양하며 집중력이 떨어져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금단 증상은 담배를 끊은 지 두 시간 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2~3일이 되면 최고조에 달한다.

금연 계획이 왜 작심삼일로 끝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금연 결심 후 최초 사흘을 `금연 실천의 첫 고비`라고 말한다. 사흘만 무사히 넘기면 금연에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첫 고비를 넘겼다면 몸이 좋아지는 상황을 연상하면서 장기전에 돌입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주일이 지나면 폐 속에 누적돼 있던 가래가 묽어지면서 몸 밖으로 배출되기 시작한다.

3개월 후에는 폐의 정화기능이 완전 정상화되고 정액이 건강해 진다. 1년이 되면 혈액의 모든 구성요소와 폐 기능이 복구돼 심장마비로 갑작스런 죽음을 당할 위험률이 상습 흡연자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진다.

5년을 끊었다면 비로소 금연 성공을 외쳐도 된다. 이때에는 심장마비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할 위험률이 거의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 혼자서 어렵다면 치료를 받아라 =

전문가들은 금연에 성공하려면 담배 앞에서 `소`가 되어라고 조언한다. 소는 우직함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때로는 `소귀에 경 읽기` `황소고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직함을 넘어 옹고집으로까지 표현된다.

금연을 시작하자마자 엄습하는 담배 한 개비의 유혹,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흡연 욕구에 마음은 조급해 진다. 그럴 때는 소가 되새김질하듯 연초의 다짐을 곱씹으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하지만 굳은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흡연`이라는 질환에 보험을 적용하고 있을 정도다.

혼자의 힘으로 힘들다면 금연 멘토를 만드는 것이 금연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금연 클리닉이나 보건소의 전문의가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체중과 혈압, 일산화탄소량 등 검사를 통해 니코틴 중독 정도를 파악해 개인에게 맞는 단계별 치료가 이뤄진다.

◆ 흡연 욕구 부르는 육류는 NO =

채식 중심의 식단은 흡연에도 도움이 된다. 기름진 음식이 흡연 욕구를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커피 콜라 등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 대신, 전통차를 마시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에 밀려오는 흡연욕구를 극복하려면 식사 후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초기 단계에는 술자리를 가급적 피하는 것도 금연을 지속하는 하나의 요령이다.

◆금연 보조제등 약물요법도 효과

의사들은 흡연자들에게 금연을 실천할 수 있도록 생활수칙을 알려주고 필요에 따라 약물요법을 권한다. 약물요법은 금연보조제를 활용하는 것인데 금연보조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눠진다.

전문의약품으로 대표적인 것은 금연치료보조제 `챔픽스(화이자)`다.

담배 안에 함유된 니코틴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시켜 흡연욕구를 줄여주고 금단 증상을 해소해 준다.

금연 성공률은 44%(한국인 60%)로 제품 중 가장 뛰어나다. 다만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인 만큼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며 수면장애나 정신장애,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웰부트린(GSK)`이다. 우울증 치료제로 출시됐다가 금단 현상을 줄여주는 효과까지 입증된 약인데 금연 성공률은 30% 정도다. 하지만 메스꺼움과 두통, 어지럼증과 함께 드물게는 경기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일반의약품으로는 니코틴 패치나 껌 등이 있다. 피부에 패치를 접착하거나 껌을 씹어 니코틴을 체내에 흡수시키는 것으로 8주 정도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복용의 편리함은 있지만 금연 성공 확률이 15~25%에 불과하다는 단점이 있다.

■ 도움말 = 김재열 중앙대 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MK헬스 진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