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진단서 없어도 심한 멍들면 '강간상해'

pulmaemi 2010. 4. 27. 06:40
일상생활 지장여부에 따라 결과 달라져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면 진단서가 없어도 강간상해를 인정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6일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에 따르면 가해자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해 허벅지나 다리에 멍이 들게 하고 상처를 입힌 사건에 대해 진단서가 없어도 강간상해를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1심에서는 피해자가 신체에 멍이 들고 빨갛게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서 약만 구입해 치료했으며 그 당시 경찰관이 진단서를 발급할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로 치료가 꼭 필요한 상처가 아니였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강간상해죄로 유죄로 판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무죄로 판단했다"며 1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에 따르면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현금으로 약을 구입할 경우 객관적 입증자료를 찾기 어렵지만 멍의 부위로 봤을 때 치료가 필요했으며 피해자의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심 재판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성관계에 일어날 수 있는 상처 수준을 넘어 폭행이나 협박에 의한 상처는 상해에 해당되며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을 고려해 상해기준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
eggzzang@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