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관련 책자, 보건소에 한 부씩만 배포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비만은 일종의 질병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대한비만학회가 10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체질량지수를 모른다는 사람은 51%를 차지했으며 들어본 적은 있지만 체질량지수를 계산하는데 필요한 키와 체중을 모르는 응답자는 42%에 달했다.
더구나 정상체중인 여성의 26%가 자신이 비만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고 정상체중 여성의 52%는 최근 1년 이내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대답해 비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비만학회 이원영 학술이사는 보건소는 직장인 등 일반 사람들이 찾기 힘들어 정부 차원의 비만 인식개선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원영 학술이사는 "정상체중이면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면되는데 많은 여성들이 외모중심적인 사고 때문에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건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이사는 "비만치료는 의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는 편견 때문에 환자들이 더 힘들다"며 "비만은 WHO나 보건복지부에서도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치료만 한다면 교정가능한 질병"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에 따르면 대한비만학회에서 진행하는 비만 인식개선 홍보 사업은 비만을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진행하게 됐는데 사실 이런 사업의 핵심주체는 정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비만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보건소에 따르면 비만 인식개선 사업보다는 식생활 지침이나 운동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 보건소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건소들이 비만사업을 진행하지만 인식개선사업을 하는 곳은 없다"며 "만약 인식개선 사업을 한다면 비만사업과 병행해 진행하거나 상담하면서 비만이 어떠한 질병인지 설명해주지 인식개선 사업을 특화해 하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 역시 비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용우 원장은 "비만은 본인의 의지만으로 치료할 수 없을뿐더러 비만을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하는 질병"이라며 "비만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비만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거나 약을 복용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비만을 완치했다는 것은 비만해지기 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 그 체중을 유지해야 완치됐다고 할 수 있지만 다시 살이 찔 확률이 98%로 암보다 경과가 좋지 않은 질병이다.
박 원장은 "마른 여성이 살을 빼고자 한다면 그 여성이 자신의 몸이 뚱뚱하지 않다고 인식할 수 있게끔 하는 치료도 필요하다"며 "비만을 체중이나 대사질환 쪽으로만 접근하는데 왜곡된 인식을 개선할 수 있게끔 하는 정신과적인 치료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비만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을 알려주기 위한 '비만 바로알기' 책자를 만들어 각 보건소에 한 부씩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e건강다이어리를 만들어 본인의 식생활 행태를 알려주고 비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알려주기 위해 비만 바로알기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며 "보건소 오시는 분들이나 국민들 모두에게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건소에 한 부씩 총 235부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비만 바로알기 책자는 인터넷에서 누구든지 다운받아 볼 수 있다"며 "이밖에 비만에 대한 공익광고나 캠페인을 올해 안에 시행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eggzzang@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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