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실 많이 알긴 하지. 하지만, 지식이 많은 거하고 진실을 밝히는 것은 전연 다른 별개의 문제야. 바울은 당시로써는 드물게 배운 유대 지식인이었는데 진실은 말하지 않고 무조건 교회를 믿으라고 했지. 반면에 예수는 잘 배우지 못했어. 하지만, 그는 진리를 깨달았고 진실을 말했지. 이 모순이 모든 기독교 문제의 발단이지. 바울과 예수의 이런 차이를 낳은 게 뭔지 알아? 바울은 로마교회를 만들려고 했고 예수는 예루살렘의 교회(성전)을 허물려고 했지. 바울은 권력을 쌓으려 했지만, 예수는 그런 권력에는 아무 관심 없었지. 이게 결정적 차이야. 교회가 가진 권력을 깨뜨릴 수 있는 하나의 팩트 내지 진실이 쑥 하니 떠올랐다고 가정해 보자고. 바울 같은 인간이 어떻게 하겠어. 둘 중 하나지. 깡그리 무시하거나(송두리째 지워버리거나) 아니면 이단이라고 불태우거나. 천안함 사건 봤지? 네티즌들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는 ‘좌초’는 아예 처음부터 개연성이 없다고 뭉개버리잖아. 또 네티즌들이 미국과의 연관성을 거론하자 어떻게 했어? 국방부가 여차하면 고소할 듯이 발끈했지? 전문가들이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또 그 지식의 증거에 더 접근할 수 있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얘기가 진리라는 명제는 결코 성립하지 않아. 순진무구한 국민들이 속고 있는 게 바로 그거지. 어린 양들이 바울의 구라에 속아 넘어갔던 것처럼 말이야. <디워> 논쟁 알지? 소위 전문 평론가들이 왜 네티즌에 게거품 물었겠어? 네티즌 평론가들이 더 이상 너희 전문가 말을 듣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야. 네티즌들? 사실 전문가보다 팩트를 잘 모를 수 있어. 팩트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도 하고. 그렇다고 네티즌들이 틀린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 못 배운 예수가 틀린 말 한적 있어? 예수는 당시 썩어 문드러진 유대 제정일치 계급을 뜯어고치기 위한 상식을 말했어. 곧 진실이지. 근데, 예수가 말한 그 상식이라는 게 권력자들에겐 무시무시한 거였거든. 그래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게 된 것이고. 다들 알고 있을법한 상식이라는 게 어떤 때는 무서운 폭발력을 가질 수 있거든. 권력자들이 거짓말하는 만큼에 비례해서. 예수=말씀이야. 진리의 말씀 그 자체. 예수가 말한 것은 이거야. “네가 곧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당신네들 속에 있다.” 이것은 뭐냐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사제들을 통할 필요 없다는 거고 굳이 교회에 제물을 바치거나 돈 낼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야. 이런 말씀이 저들 교회권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다들 알잖아? 바울은 교회를 세우고 싶어 했어. 그런데 장사가 좀 더 잘되게 하기 위해서 예수에 신성을 씌울 필요가 있었지. 인류의 속죄를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고 육신으로 부활해서 하늘로 승천했다고 말이야. 인간이 어느덧 신이 된 거지. 그러면서, 바울이 한 말이 있어. ‘나의 이 말을 무조건 믿어라. 하느님을 만나려거든 전문가인 주교와 사제를 통하라. 그렇지 않으면 저주가 내릴 것이다.’ 국방부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이 그거 아니야? 천안함의 진실을 만나려거든 오직 국방부를, 전문가를 통하라. 그렇지 않은 나머지는 다 소설이고 음모론이다. 그렇다면 비전문가인 네티즌들은 무엇을 가지고 천암함에 대해 접근하겠어? 몇몇 해군출신들과 밀리매니아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공인된 전문가는 아니지. 간단해. 네티즌들은 상식으로 접근한 거야. 못 배운 예수가 왜 진리를 말했겠어? 이해관계 없이, 권력을 쌓으려는 욕심 없이 당대를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야. 상식을 가지고. 이런 때의 상식은, 뭔가 딴마음을 품은 전문가들보다 사태를 훨씬 더 옳게 판단할 수 있지. 전문가들이란 자들은 자기가 믿는 것(또는 믿고자 하는 것)에 반하는 팩트들이 나올 때 그것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지만 네티즌들이야 그럴 이유가 없거든. 이런 상식은 전문가의 지식보다 더 위력을 발휘해. 아이러니하지? 다들 알고 있듯이 노무현이 바로 그런 시대의 상식을 대변하는 사람이었지. 더 많이 배운 전문가들(자칭 지식인이라 나불거리는 자들)이 상고 출신인 노무현에 왜 그렇게 대들었겠어. 열등감이 표현일 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게 있지. 예수가 그렇듯 노무현은 아무런 이해관계도, 권력에 대한 욕망도 없었지. 그래서 한국의 이 지랄 같은 상황이 전문가 나부랭이보다 훨씬 잘 보였던 거야. 전문지식이 아니라 상식으로 접근했는데도 말이야. 그런데 그렇게 하니, 진리가 말해지게 되데? 나부랭이들은 이게 진짜 무서웠던 거지.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게 있어. 바로 애정의 문제지. 예수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했지만, 기독교를 만들어낸 바울은 오직 교회가 군림하는 세상을 원했지. 해군이나 뱃사람 출신이 아니더라도 도대체 국방부의 발표 내용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거든. 이것은 애정의 문제이기도 해. 46명이나 되는 수병들이 바다 속에 있어 안타까워 죽겠는데… 땅 위에 있는 전문가라는 작자들은 대체 뭔 지랄하면서 나자빠져 있느냐는, 그런 애정 말이야. 그래서 네티즌들은 끊임없이 상식선의 의문을 제기하고, 그 상식선에서 판단하여 사태의 전개를 추론해보는 거야. 왜 함미의 발견이 그토록 늦었을까? 왜 제대로 된 구조작업이라고 할만한 게 없었을까? 왜 천안함은 좌초된 지역으로 들어갔을까? 당사자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이 왜 서로 엇갈리는가? 왜 그 증언들은 주변 상황과 맞지 않을까? 왜 국방부는 감추려들까?… 이런 의문들을 결합하여 하나의 추론을 만들어내는 것에 결코 전문능력이 필요하지 않아. 상식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해. 이미 알려진 팩트들이 널려 있기도 하니 애정을 가지고 노력하기만 하면 돼. 이럴 땐 아무런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 네티즌들이 훨씬 잘해낼 수 있다, 진실에 가깝게 말할 수 있다는 얘기지. 기자라는 자들은 전문가들보다 더 한심해. 왜 노무현이 기자실에 대못을 박았겠어. 한마디로 말하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술 처먹으면서 정보원들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지만 말고, 발로 뛰어다니면서 취재해야 진실 내지 진리를 보도할 수 있다는 거야. 기자들도 자기들이 쓰는 것이 허접하다는 것을 알아. 그래서 그것에 권위를 붙이려고 하지. 어떻게 하겠어? 전문가 또는 지식인 나부랭이들의 말을 인용하는 거지. 바울이 교회에 돈을 바치라면서 “이것은 하느님 말씀입니다.”라고 구라치는 것도 같은 이치야. 가카에게도 무시 못할 두 개의 권위가 있지. 하나는 삽질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지. ‘내가 삽질해봐서 아는데, 니들이 삽질해봤어?’ 가카는 또 미국으로부터 오는 권위라면 부시든 오바마든 가리지 않아. 결론은 뭐냐, 전문가들이 말하고 기자 나부랭이가 받아쓰는 것들은 대개 구라라는 거지. 믿을만한 게 못돼. 특히 한국에서는, 작금의 화두 천안함에서는 말이야. 천안함을 상식선에서 접근해 보자구. 초계함에 사고가 발생했어. 사건이 아니고 사고야! 그런데 아주 큰 사고였지. 충돌이 됐건 암초에 걸렸건 뭐가 됐건 말이야. 이 지점에서 포인트가 갈려. 이 대형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여기서 갈리는 거지. 상식으로 접근하는 사람이라면, 이거 간단해. 사고를 그야말로 사고로 인식하고 행동하면 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조차 없지. 실종자가 생존해 있는지 확인한다. 그게 확인되면 구조작업에 일단 집중한다. 이때 구조작업의 핵심은 함미의 인양이지. 바닷속에서 제대로 구조할 수 있겠어? 그런데 왜 구조작업의 핵심인 인양에 무려 20일이나 걸렸을까? 그건 쟤들이 이것을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돌리고 싶어 했기 때문이지. 교신일지에 사고의 결정적 단서가 있을 거야. 그게 없다면 거짓말이지. 그런 단순사고인데, 초계함과 많은 수병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것은, 가뜩이나 되는 것 없는 저들(똥별들이 됐건 가카들이 됐건) 에게 엄청난 타격이 된다고 본 거지. 그래서 사고를 사건으로 둔갑시키려고 초기에 그렇게도, 도저히 이해 못 할 정도로, 느려터지게 액션을 취하게 된 거지. 내가 보기에도 일차적으로는 암초 아니면 다른 물체에 충돌했어. 사고라는 거지. 1차 사고의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그 첫 번째 충격에 의해 과부하가 걸려 함선이 둘로 쪼개진 거지. 어떻게 그렇게 판단하냐고? 간단해. 여러 가지 의문을 종합하여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그렇게 돼. 이렇게 아주 단순하다시피 한 사고가 어느덧 확인할 길 없는, 형용모순으로 가득한, 녹색 스텔스 잠수함과 그것이 발사한 스마트 중어뢰에 의한 환경친화적 파괴라는 복잡다단한 사건으로 바뀐 거지.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과 기자 나부랭이들에 의해서 말이야. 가카들은? 가카들은 빼지 뭐. 미필자들이 그렇게 많은데 사실 전문가라고 하기에도 쪽팔리잖아.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느니 차라리 서해바다의 까나리들에게 물어보는 게 나아. 진실에 가까운 순서는 이거야. 상식과 애정으로 무장한 네티즌>까나리들>전문가들>>넘사벽>>가카들. (cL) 초모룽마
(서프라이즈 / 초모룽마 / 2010-04-16)
전문가들을 믿어?
기자들은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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