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에서의 광견병이 속초·인제·고성 등 강원 북부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공수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이종구, 이하 본부)는 동물에서의 광견병 발생이 2008년 이후로 영서지역에 비해 영동지역에서 현저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 위험지역에서 야외활동을 하거나 산간거주 농민을 대상으로 야생동물이나 가축 및 애완동물에게 물리지(교상)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4일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광견병은 축산부서의 방역대책 및 미끼예방약 살포사업 등의 효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2008년 강원 지역 내 13건이 발생한 데 이어 작년에도 18건이 주로 강원 영동북부지역인 속초시, 인제군, 고성군에서 발생했다.
특히 월별 발생 현황을 볼 때 야생동물이 겨울철 먹이가 부족했다가 날씨가 풀리면서 민가에 자주 출몰하는 때인 동절기와 봄철에 다발생하는 것으로 본부 측은 판단하고 있다.
국내 공수병 발생은 지난 2004년 1명이 발생한 이후 2005년부터 현재까지 환자 발생은 없으나 공수병 위험지역인 강원 및 경기지역에서 동물로부터의 교상(물리거나 할퀸 상처) 건수는 매년 늘어 작년에는 전년보다 8.1% 증가했으며, 최근 들어 야생동물 중에서 너구리에 의한 교상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너구리 교상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국외)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5만5000명이 공수병으로 사망하며, 이 중 2만3000∼2만5000명의 공수병 환자는 주로 동남아 지역(인도, 중국,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필리핀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부 측은 국내 위험지역에서의 공수병 예방을 위해 강원 북부지역으로의 등산객과 산간거주 주민은 야생동물이나 가축 및 애완동물에게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야생동물이나 가축에게 교상을 당했을 때는 즉시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해줄 것과 함께 현재 경기·강원 지역(19곳)에서는 백신 및 면역글로블린이 비축돼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부 관계자는 "해외여행 시 공수병 발생 예방·관리를 위해선 여행 중 각종 동물에 교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교상을 당했을 때는 즉각 교상부위를 비누로 충분히 세척하고 외상치료를 받도록 하며, 가능하면 현지에서 즉시 교상과 관련해 공수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입국 후 공수병 잔여접종에 대한 백신 구입절차는 국립의료원 감염내과에서 처방을 받아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방문해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수병= 공수병은 모든 온혈동물에서 발생되는 질병이며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교상(물리거나 할퀸 상처) 등을 통해 동물 및 사람에 전파되는 중요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제3군 법정전염병이다. 공수병은 발병하면 대부분 사망하지만 동물에 물린 후 신속히 조치하면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공수병(사람)의 증상은 사람의 경우 중추신경계에 가까운 부위에 물릴수록 발병시기가 빨라지고, 잠복기는 교상의 정도와 물린 부위에 따라 보통 15일∼5개월까지 다양하나 보통은 20∼60일이며 드물게 1년 이상인 경우도 있다. 공수병 치료는 교상환자에 대해 치료를 실시하는 경우 백신과 면역글로불린 모두 투여해야 하며, 면역글로불린은 1회 접종, 백신은 총 5회 접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