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행위로 인해 더 괴로워질 수도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싱글남인 김모(남·37)씨는 "10대부터 지금까지 사귄 여자는 셀 수도 없이 많고 한 여자한테 질리면 또 다른 여자를 만나는 식으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성욕을 주체하기 힘들어 여자를 끊임없이 만나고 있지만 결혼해서 얽매이는 것은 싫다"고 토로했다.
정 씨와 친구관계인 이 씨(여·34)는 "정 씨는 결혼한 지 3년 정도됐는데 성실하고 자상한 남편이 있지만 초저녁부터 나이트를 가고 일단 가기만 하면 맨 정신에도 일회성 잠자리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가 보기엔 성중독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성욕과잉증 VS 성중독
지나친 성욕이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라면 성욕과잉증을 넘어 성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성욕은 식욕처럼 워낙 기본적인 욕구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남편은 일주일에 4번을 원하고 여성은 일주일에 1번을 원한다면 이는 성불일치에 속한다. 그러나 성불일치가 성욕과잉증이나 성욕부진과 같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성욕이 일정 수위를 넘어 지속될 경우 성중독의 양상을 띨 수 있다.
성의학연구소 설현욱 원장은 "성중독에는 크게 네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한 여자를 정복하고 나서 다른 여자를 찾는 형, 같은 시기에 여러 사람을 만나 성관계를 갖는 형, 맺어질 수 없는 파트너에게 계속 매달리는 형, 강박적으로 자위에 몰입하는 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욕과잉증으로 인해 사춘기 때 이성이나 자위행위에 몰입하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이지만 성욕이 지나쳐 성중독 양상을 띠게 되면 가정불화, 가정파탄 및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원인으로는 호르몬 과다로 인한 신체적인 원인도 있지만 불안, 우울, 조울증 등의 한 증상으로 오는 경우가 더 흔하다.
특히 버림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경계성 성격장애, 많은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자 하는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 성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애정석, 찰칵찰칵 등을 저술한 송창민 저자는 성중독은 마치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회’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송 저자는 "성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삶의 권태감, 사랑에 대해 회의를 느끼면서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에 집착하고 이것을 유일한 돌파구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경우에 따라 피해의식이나 허영심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송 저자는 "이성관계라는 게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데 한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성욕을 찾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며 “문제를 체감하는 사람이 병원에서 상담을 받게 될 경우 내면에 깔린 문제로 인해 수치심이 자극될 것을 우려해 내면의 얘기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지나친 성행위로 더 괴로워
성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성행위로 인해 더 괴로워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성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대개 성행위 후 기분이 좋아지기보다는 오히려 수치심, 절망감, 우울감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더 괴로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성행위에 대한 적절한 조절능력을 상실해 정상적인 부부관계, 원만한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태가 벌이지기도 한다.
강동우 에스의원 강동우 원장은 "성욕이 많다 적다는 상호적인 것일 수 있는데 '성욕과다'의 기준은 정상적인 일반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횟수가 많다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성에 집착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출근길에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를 보고 그 뒤를 쫓아가는 경우, 성욕을 잡지 못해 출근 하다말고 아내를 붙잡고 성관계를 하려는 경우, 일하다 말고 업무 중에 음란물을 보면서 자위를 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성욕과잉증 양상이 지속되면 성중독증 양상을 띨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이는 마약에 빠진 사람이 점점 더 강하고 자극적인 것에 탐닉하듯 성중독자도 마찬가지로 스와핑, 머티플 파트너 등 비정상적인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성치료, 충동조절치료, 원인치료를 통해 배후자나 특정 파트너와 정상적이고 건강한 성관계를 갖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 말했다.
(중략)
설현욱 원장은 “정신단계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면 일반적인 레벨, 신경증적 레벨, 강박증적 레벨, 정신병적 레벨이 있기 때문에 성범죄자에게 노이로제 치료를 하면 안 듣는 게 바로 그 이유다”며 “성중독을 치료키 위해 충동조절을 억제하는 약 및 항정신병 약물을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 원장은 "성중독이 호르몬 증가 등 신체적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불안이나 우울 등 다른 기저원인에 의해 성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원인에 따른 진단을 잘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elizabeth@mdtoday.co.kr)
관련기사
▶ 경상대병원, 창원시와 의료사업 시행
▶ 관동의대 명지병원, 이홍렬∙박미선씨 홍보대사 위촉
▶ 연세대 전 총장 등 20억 기부, '암 연구상' 제정
▶ 성신여대 '글로벌의과학과'…미국의사 면허 취득?
▶ 인하대병원, 65세 이상 신종플루 예방접종
'비뇨기계·남성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만남성 40% 테스토스테론치 낮아 (0) | 2010.08.06 |
---|---|
전립선비대증, 여름에도 ‘안심’은 금물 (0) | 2010.07.28 |
청년 체력 저하 심각, 장년 이후 체력은 예년 수준 유지 (0) | 2010.01.22 |
부부 '잠' 따로 자야 건강 (0) | 2009.09.11 |
남성호르몬 감소 중년의 남자들 “대화를 원해” (0) | 2009.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