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호르몬 감소로 여성스러워지는 남자들
[메디컬투데이 홍아름 기자]
대학생 이모(24)씨는 “요즘 들어 부쩍 아버지가 달라지셨다”며 “나긋해진 말투로 자주 대화를 시도하시는 모습을 보면 불같이 화를 내시던 예전의 모습은 떠올리기 힘들다”고 얘기했다.
나이가 들면서 남자들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우리는 주변에서 때때로 민감해지고 슬픈 영화에도 눈물이 그렁해지는 중년 남성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과연 나이 들수록 남성이 점차 여성화 된다는 얘기는 속설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생리적 원인에 근거하고 있는 것일까
◇ 남성호르몬 감소가 원인
주부 김모(54)씨는 “결혼 초 듬직했던 남편이 부쩍 말이 많아지고 아이처럼 항상 나의 관심을 받으려고 해 때때로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왜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원인은 바로 '남성호르몬'의 감소에 있다.
여성들이 폐경을 맞이하듯 남성들도 노화가 진행되면 폐경기를 맞는다. 의학용어로 전자를 메노포즈 후자는 메일 메노포즈 혹은 안드로포즈라고 한다.
남성의 폐경기는 테스토스테론으로 대표되는 남성호르몬이 줄고 여성 호르몬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즉 신체적으로 여성화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성적 특징은 점차 줄어들고 나긋하고 감성적인 여성적 특징을 보이게 된다.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에는 관심조차 없던 꽃 가꾸기에 큰 기쁨을 느끼고 예전과 달리 자주 토라지고 예민해지기도 한다.
건국대학교 비뇨기과 백성현 교수는 "이러한 호르몬 감소가 의욕저하 ,만성피로, 성욕감퇴 같은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문제가 된다"며 "신체적으로는 탈모와 근육량 감소, 체지방 증가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백 교수는 “지방세포들이 늘어나면서 아로마타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남성 호르몬들이 여성호르몬으로 대체될 수 있다” 며 이것은 “남성 비만 환자들이 좀 더 여성성을 띄는 것과 관련있다”고 설명했다.
◇ '운동과 바른 식습관'이 최선의 선택
남성 갱년기의 치료로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이 있고 호르몬 보충 요법에는 경구약제, 주사제, 경피제 및 피하조직 삽입형 제제 등의 방법이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골분해 속도를 늦추고 골무기질 밀도를 증가키시며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체중에서 지방만을 뺀 무게(제지방 체중)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박재영 교수는 "남성의 갱년기는 고환에서 생성되는 남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으로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별한 질병이 아니기에 금연, 금주, 운동 등 노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곧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얘기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를 위해 주변의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거나 환경호르몬등의 공해물질에 접촉하지 않으려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에 흡연 및 음주를 줄이고 긍정적 사고로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전문의들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등은 남성 갱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양대병원 비뇨기과 박해영 교수는 "운동을 하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남성 갱년기에 매우 유익하고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또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압, 혈당, 체지방량을 감소시켜 심혈관계 질환을 줄인다"고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박 교수는 "올바른 식생활은 갱년기 남성의 건강을 유지하고 여러가지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필수이므로 과식과 편식을 피하고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홍아름 기자 (happyrunner@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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