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면역기능 저하로 구강건강에도 치명적”

pulmaemi 2022. 3. 29. 13:51

스트레스 높을수록 ‘자가구취증’ 느끼기 쉬워
약해진 잇몸 건강, 연 1~2회 주기적 스케일링 및 구강검진 필요

 

[메디컬투데이=고동현 기자] 현대인들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아졌다. 실제로 통계청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한국의 사회동향' 조사에 따르면 90.7%가 스트레스가 정상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는 구강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신체적·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면역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각종 염증 및 바이러스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잦은 과로로 몸이 피곤해지면 구내염이나 잇몸 통증이 생기는 것도 구강과 면역 기능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치아와 잇몸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정진석 광주학동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심리적 요인이 구강건강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침 분비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데 우리 몸의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류량이 감소한다.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구강 내로 분비되는 침의 양이 현저히 줄어든다. 하루 평균 성인의 타액의 양은 1~1.5L사이인데 심한 경우 그 절반까지도 줄어든다. 침에는 구강 세균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는데, 입안이 마르면 세균의 증식이 왕성해지고 프라그(치태)가 쌓여 충치와 잇몸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미 앓고 있던 치주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경우가 있는데, 치아를 지지하는 치주인대와 치조골(잇몸뼈)에 큰 힘이 가해진다. 이런 습관이 지속되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에 염증을 유발해 치주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없는 입냄새를 만들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입냄새가 나지 않지만 스스로 입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를 자가구취증이라고 하는데 혼자만 가짜 입냄새를 느끼는 것이다.

정진석 대표원장은 “종종 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자신에게 구취가 난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다”며 “스트레스나 긴장 상황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입냄새 제거를 위해 과도한 양치질, 구강 청결제 사용 등 강박적인 구강 세정 행동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구강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입냄새가 심하다고 느껴진다면 치과를 방문해 구취측정기로 구취 발생 물질의 수치를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객관적인 수치를 확인해 스스로 냄새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탓에 약해진 구강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구강검진 및 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가장 기본적인 관리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바쁜 직장인이나 치과 방문이 어려운 경우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치아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 치료 비용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

6개월~1년마다 스케일링을 받고 구강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스케일링이 연 1회 건강보험 적용으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정진석 대표원장은 “구강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평소 불편감을 느낀다면 치과를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통증을 없애고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더불어 꼼꼼한 양치질, 치실 사용으로 치아를 최대한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