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스트레스도 중요한 요인인 파킨슨병과 파킨슨증후군

pulmaemi 2022. 3. 2. 16:16

[메디컬투데이=고동현 기자] 파킨슨병은 50대 이후에 대부분 발병하지만 30~40대나 20대에도 생길 수 있다. 60세 이상에서 1~1.5%가 앓고 있어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유전적 요인은 5~10% 정도에 불과하다.

파킨슨병의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의외로 스트레스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에 집중을 해봐야 한다. 스트레스와 파킨슨병의 관계는 이미 100여년 전에도 장기간의 불안과 정서적 충격은 파킨슨병의 흔한 전조라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언급돼 왔다. 실제로 홀로코스트나 포로 생활과 같은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에서 파킨슨병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이다.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높은 환자에서 파킨슨병의 원인이 되는 흑질 선조체 변성을 유발할 수 있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장기간 활성화해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도파민 활동 감소로 이어져 파킨슨병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면서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 있었던 환자에 대한 보고도 있는 만큼 장기간의 스트레스가 파킨슨증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저해해 자율신경실조증을 일으키며, 이는 파킨슨병을 악화시키거나, 파킨슨증후군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인 떨림, 강직, 서동, 보행장애 등의 운동기능 문제 이외에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증상들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배뇨장애, 변비, 기립성 저혈압, 팔다리 감각이상(심한 간지러움증,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화끈 거리다가 차가운 느낌), 수면장애, 우울증, 안구건조 및 체온 조절장애 등이 있는데, 이러한 자율신경계 조절 능력의 상실로 인한 증상들이 운동증상 못지않게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자율신경은 인체가 내부 환경 변화나 외부 자극에 대해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아도 호흡, 소화, 혈압, 체온 조절, 맥박 등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만성적인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는 이러한 자율신경의 기능을 잃게 만들게 되는 자율신경실조증을 유발해 우리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인 도파민의 원활한 분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난치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당뇨병이 평생 유지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파킨슨병 역시 진단을 받고나면 환자들은 완치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특히, 레보도파라는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면 실망감이나 좌절감은 더욱 커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은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한다면 파킨슨 진행을 늦춰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다”면서 “최근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TMS(경두개자기장) 치료나 자율신경 주사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자가골수유래 줄기세포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모든 신경퇴행성 질환에 좋지만 특히 파킨슨병의 치료에 있어서는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운동을 통해 신체적 기능뿐 아니라 도파민 세포의 능력을 향상해 진행 경과를 늦췄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본인의 건강 상태와 파킨슨병 단계에 따라 걷기운동, 체조, 수영 등 유산소 운동과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