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교수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진단·치료하는 '다학제 진료' 필요"
[메디컬투데이=김민준 기자]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에게 최소 1번 이상 후유증(합병증)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직·간접적으로 진단·치료할 수 있는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윤정 교수는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코로나19 급성기에서 회복된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장기별 후유증에 대해 서술한 ‘코로나19와 장기 후유증’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으로 불리는 코로나19 이후 12주 이상 지속되나 코로나19 이외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과 징후, 발병 후기 후유증, 상태의 변화 등을 감별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생존자 25만351명을 포함한 57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54%가 1개월 이내, 55%가 2-5개월 사이, 6개월 이상에서 54%가 최소 1번의 합병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환자에서도 내피세포가 ACE2를 과발현시켜 코로나19 감염이 혈관 장벽에 변화를 가져와 응고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도 사망자의 부검에서 활성화된 T세포가 발견됐는데, 이는 자가 면역 질환과 비슷한 기전의 면역 체계 조절 장애가 또한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합병증이 흔히 발생하는 장기는 폐, 신경, 정신 건강장애, 기능성 이동성 장애 등이 있다.
이 중 호흡기계 합병증 관련으로는 호흡곤란, 운동 능력 감소, 저산소증이 가장 흔하게 지속됐으며 생리학적으로는 확산능(diffusion capacity) 감소가 급성 후 가장 흔히 보고되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으로, 직접적으로 급성기의 중증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논문에 따르면 영국에서 384명의 코로나19 환자를 2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각각 53% 환자와 34%의 환자에게 지속되는 호흡곤란과 기침이 남아 있었고, 단 27%만이 흉부 X-ray에서 호전을 보였으며, 6개월 후 흉부 전산화단층촬영법(CT) 검사 결과 349명 중 50%에서 이상 소견을 보였다.
혈액학적 합병증으로는 16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 퇴원 후 30일째에 2.5%에서 혈전이 발생했고, 3.7%에서 출혈이 누적 발생했으며, D-dimer 증가와 암이나 거동 불가 등 환자의 기저 요소가 혈전의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심혈관 합병증으로는 심장 대사 요구율 증가, 심근 섬유화, 부정맥, 빈맥, 자율 이상 등이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두근거림, 호흡곤란, 흉통 등을 호소할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 60일째 추적에서 약 20%에서 흉통이 확인됐으며,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대유행 기간 동안 스트레스성 심근병증과 심근염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바이러스 침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ACE2의 조절, 염증과 면역학적 반응이 심근과 심낭의 구조와 전도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 신경학적 합병증으로는 코로나19 회복 후에 만성 쇠약, 우울, 불면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인지 장애로 집중력이나 기억력 감퇴, 언어 문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논문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입원 후 1개월째에 약 56% 환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정신과적 후유증을 호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를 급성기 이후 6개월까지 추적 시 25%의 환자에서 정신과적인 합병증이 있었으며, 6만2354명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14일에서 90일 사이에 18.1%에서 정신과적 증상이 새롭게 생기거나 재발한다고 보고했다.
내분비계 합병증으로는 코로나19 환자에서 당뇨성 케토병증, 아급성 갑상선염 등이 보고됐으며 잠재적으로 있던 자가면역성을 증진시켜 하시모토 갑상선염, 그레이브스병이 새롭게 생기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장 합병증으로는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중증 입원 환자의 20-31%, 모든 입원 환자의 5%에서 투석을 필요로 하는 중증 급성 신장 손상이 발생했다.
논문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는 급성기 이후 6개월째에 환자의 35%에서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했고, 급성기에 정상이었다가 13%에서 새롭게 감소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소화기계 합병증으로는인플루엔자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코로나19가 장관 마이크로비옴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피부과적 합병증으로는 논문에 따르면 71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코로나19 이후 급성기 증상과 동시에 15%, 급성기 이후 64%까지 보고됐다.
상기도 증상 이후 피부 증상까지 7.9일이 걸렸으며, 약 3%의 환자가 6개월까지 피부 발진이 지속됐다.
김윤정 교수는 “코로나19에서도 급성기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장기적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현재까지 보고된 빈도는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장기 후유증은 여러 장기에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회복된 환자들이 점차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직·간접적으로 진단·치료할 수 있는 다학제 진료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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