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슬기로운 빈둥이공동체마을 사용설명서
지은이 - 필명 nurimaem
제 23 화
"오, 그 정도로 효과가 있다는 얘기지. 기대가 되는데! 그런데 근막이 뭐야? 처음 들어보는 데?" 나라가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대한 막으로 둘러싸여 있지. 그 막은 거미줄이나 스웨터 같이 한 올 한 올의 그물 구조물이 3차원적으로 서로 연결된 거대한 조직이야. 그것이 심장을 감싸고 있으면 심막이고, 뇌를 감싸고 있으면 뇌수막이고 폐를 둘러싼 것은 늑막이라고 해. 그 외에도 뼈, 신경, 그리고 동맥과 정맥까지도 다 감싸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가장 큰 단일 기관으로 보면 돼." 성일이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면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근막이라고 하는 거야?" 나라가 물었다. "그렇지. 나라도 다음에 기회가 되어 같이 공부하게 되면 더 잘 알게 될 텐데, 근육을 보면 아주 작은 근섬유들이 모여 좀 더 큰 근육 다발을 이루고, 또 그 근육 다발들이 모여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근육들을 이루어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지. 그런데 그 작은 근섬유부터 근육 다발을 거쳐 큰 근육에 이르기까지, 그 하나하나가 다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것을 근막이라고 해." 성일이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그러면 그 근막이 찢어져서 통증을 일으키는 거야?" 나라가 물었다. "그렇지. 근막이 정상적으로 건강한 상태에 있다면, 근막은 유연하게 움직이고 제한 없이 이완되지. 그러나 육체적 외상,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흉터나 염증 있으면, 유연성이 떨어져 긴장을 유발하게 돼. 또한 습관적으로 나쁜 자세와 반복적인 동작이 쌓이면, 근막에 안정성을 헤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어 운동의 제한하고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성일이가 말했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근막에 악영향을 미치는구나." 나라도 조용하게 되새기듯 말했다. "그렇지. 마음이 우리의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데, 잘못된 마음 습관을 고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봐."
"이러한 통증은 현대의학적 검사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근막을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방법 중에 하나가 근막이완요법이야." 성일이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모든 근육이 약해지면 뭉치게 되는데, 그 뭉친 근육에 통증이 생길 수 있지., 또한 그 뭉친 근육 사이를 신경이 지나가게 되면 그 신경이 자극을 받게 되는데, 그러면 그 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도 또한 자극을 받아 근육이 뭉칠 수가 있지. 이 때도 결국 근막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지."
"좀더 깊게 얘기하면 또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어떤 이유로든 근육이 손상을 받게 되면 그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자가치유를 위해 보상적으로 손상된 근육을 자극하여 수축시킬 수도 있어. 이 때도 결국 근막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통증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어."
"그리고 근육이 여러 군데 뭉치게 되면 더 많은 근육들이 더 넓게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심한 통증 부위부터 해결해 나가면 서서히 좋아지기도 해. 그러나 다시 통증이 올라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근본 원인인 잘못된 자세와 동작을 찾아서 꾸준히 관리해야 된다는 얘기지." 성일이가 말은 계속 되었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하자면, 근본적인 위험요인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완치하기가 쉽지 않겠지. 나라처럼 반복적인 동작이나 잘못된 자세로 계속 일하는 경우에는, 자주 관리를 해주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거야."
성일이가 말하며 왼쪽 목에 통증이 심한 곳을 지그시 누르는데 통증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누르는 손의 압력을 천천히 낮추었다. 그리고 통증이 사라지는 순간이 오면 말해라고 했다. 나라는 누르는 압력이 적어지면서 통증이 없는 순간이 느껴지자 성일이한테 말했다.
그러자 성일이는 그 순간 그 압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말했다. “ 잘 기억해둬. 이렇게 통증은 사라지지만 압력이 남아있는 그 상태로 5분을 있어야 해. 왜냐하면 근막의 이완이 진행되는 상태가 뇌에 전달되고 뇌 또한 그 근막의 이완상태를 인식한 후 거기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5분이라는 시간이 중요해." 성일이의 설명이 이어졌다.
”근막이완요법을 자주 하면 좋겠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자기 전에, 매일 적어도 두번 이상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하루 중에 한 번이라도 10분 이상은 하면 좋을 것 같다.“ 성일이가 말하며 5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라는 5분이 꽤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 갑자기 성일이의 핸드폰에서 카톡 도착 알람이 여러번 울리면서 고요한 정적을 깼다. "나라야, 미안한데 내 핸드폰으로 지금 카톡 단체방 열어줄래." 성일이가 손을 뗄 수 없어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부탁을 했다. 나라가 성일이의 핸드폰을 들어 카톡 단톡방을 열었다.
"오늘 아침부터 큰 행사가 있니? 많은 사람이 단톡방에 들어와 있네?" 나라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얼마 전에 치매를 앓으시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이 오셨는데, 오늘은 담당 요양보호사가 동행하지 않고, 닭 모이를 주려고 혼자 집을 나서는 중이야. 그래서 할머니가 가는 길을 따라 그 근처에 일하는 연구원들에게 부탁을 했어. 인사도 나누고 어디에 가시는지도 물어보고, 또한 잘 가시고 있는지도 단톡으로 알려달라고 했어." 성일이가 카톡을 보면서 얘기했다.
"오 원장도 단톡방에 들어와 있네?" 나라가 물었다. "그럼, 특히 오늘 같은 날은 그 할머니가 처음으로 혼자서 집을 나서는 날이니, 다들 긴장해 있을거야." 성일이가 시계를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너도 그렇지만 우리 나이 때가 되면 치매에 대한 걱정이 클거야. 우리의 부모님들 중에도 치매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으니 말이야. 전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치매에 걸리더라도 진행속도를 늦추도록 관리하며,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자연 속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이, 빈둥이공동체마을의 중요한 목표가 될거야." 성일이가 진지하게 말했다.
성일이가 도수치료를 한 후 목의 근육들에 의해 어깨와 상체로 가는 신경이 잘 눌릴 수 있는 곳, 몇 군데를 추가로 지혈밴드를 부쳐주었다. 거기에는 두통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도 포함되어 있었다. 평소에도 한 번씩 두통 때문에 힘들 때가 있었는데, 성일이의 말로는 평소에 꾸준히 그곳을 풀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쁜 사람을 이렇게 시간이 많이 뺏어도 되는 거야?" 나라가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러게. 하하. 아니야. 당연히 시간을 내어야지. 오 원장이 특별히 부탁을 한 건데." 성일이가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요즘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 전에는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힘들어하는 연구원들이 많더라고." 성일이가 말했다.
"아니 젊은 사람들은 잘 나을 것 같은데 왜 그렇지?" 나라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에도, 자기 몸을 고치려고 참가하는 젊은 친구들이 꽤 있어. 그럴 때 우리끼리 하는 얘기가 있지." 성일이가 잠시 말을 멈춘 뒤 다시 얘기를 했다.
"치료는 동작을 이기지 못하고, 동작은 자세를 이기지 못한다." "그게 무슨 말이지?" 나라가 영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말이야. 아무리 치료를 잘하더라도 병의 원인인 반복 동작을 지속하게 되면 병이 나을 수 없고, 또한 대개 사람들은 동작만 나쁜 줄 알았지, 잘못된 자세가 근골격계 질환의 근본원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그런 의미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컴퓨터나 특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잖아. 그러다 보니 목에 무리가 가서 요즘 유행하는 '거북목'이니 '일자목'이니 하는 자세로 목의 부담을 주게 되지. 그런 잘못된 자세를 고치지 않는 한 어떤 좋은 치료를 하더라도 잘 낫지 않지. 설령 낫는다 하더라도 자주 재발하여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더라고." 성일이의 설명에 나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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