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 신나라의 특별한 여행 2

신나라의 특별한 여행 제 22 화

pulmaemi 2021. 11. 11. 14:47

  부제 : 슬기로운 빈둥이공동체마을 사용설명서

 

  지은이 - 필명 nurimaem

 

  제 22 화

 

  여덟째 날 (금요일) 

 

 

  나라가 어제 7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잤는데 그전에 눈이 떠졌다. 출발이 토요일로 늦춰져서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전에 아파서 치료받은 어깨와 등 쪽에 뻐근한 통증을 느꼈다. 오 원장한테 치료를 받은 후, 몸 상태가 좋다 보니 무리를 한 것 같았다. 나라는 씻고 정리한 후 1층에 내려갔는데 성일이와 도현이가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언제 일어났어? 어제도 늦게 들어오고, 아침에 기척이 없어서 계속 자는 줄 알았는데?" 도현이가 물었다. "응, 조금 전에 일어났어. 오늘, 오 원장이 아침에 보자고 해서 돌담 의원에 가려고." 나라가 말했다.

 

  "그래? 오늘은 명상과 요가의 날이라 거기서 도수치료를 해주려고 하는 가봐." 성일이가 말했다.

 

  "어제 연락이 와서 아침에 보자고 하더라고. 오 원장한테 진료받았을 때, 다음에 시간 나면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했거든."

 

  "그래서 옷을 편하게 입고 내려온 거야. 오, 멋진데?" 도현이가 웃으며 말했다. "또, 오바하지 말고." 나라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는 돌담 의원에 올라가 볼게. 나중에 봐." 나라가 인사를 하며 일어섰다. 

 

  "그래, 나중에 보자." 도현이와 성일이가 같이 대답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날씨가 쌀쌀했다. 겨울로 가는 문턱의 야산 어딘가에서 꿩 울음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들어본 것이 얼마만일까? 어릴 때 친구들과 나지막한 뒷산에 자주 놀러가곤 하였다. 그때는 그렇게 꿩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밀양의 얼음골에 와야 꿩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어릴 때 영숙이와 보경이랑 삼총사가 되어, 동네 뒷산들을 탐험하던 추억들이 문득 떠올랐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돌담 의원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명상과 요가실에서 은은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전에 진료받으러 왔을 때는 오 원장하고 얘기하느라 다른 데 눈길을 주지 못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좀 일러 환자 대기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대기실의 한 구석에 있는 냉장고에는,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기념 마그넷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누가 가져와 붙였는지 대강은 알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또 다른 모퉁이에는 오 원장이 권하는 영양제가 나열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비타민 C, 비타민 D, 비타민 B군과 비타민 A, D, K2 복합제제, 베르베린 그리고 마그네슘과 아연, 요오드, 코큐텐이 배치되어 있었다. 

 

  오며 가며 복용하라는 안내문과 함께 하루 먹는 권장 용량과 먹는 방법도 표시되어 있었다. 

 

  맨 아래에는 '더욱 젊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싶다면, 진찰실에서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라는 안내문도 같이 적혀 있었다. 아마도 매일 먹어야 되는 필수 영양제임을 강조하기 위한 홍보인 것 같았다.

 

  8시가 다가오자 명상·요가 마음수련실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문이 열리면서 나라를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성일이었다. "어, 웬일이야?" 나라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핸드폰 안 가져왔니?" "어, 내 핸드폰?" 나라가 말하며 호주머니를 뒤지다 "참 옷을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면서 핸드폰을 안 챙겼네." 나라가 겸연쩍은 듯이 말했다.

 

  "오 원장한테 연락이 왔더라고. 나라가 핸드폰을 안 받는다고." 성일이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 나이가 그럴 나이잖아. 근데 오 원장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나라가 걱정되는 투로 말했다.

 

  "아니야, 근처 지역 주민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해서, 급하게 왕진을 가게 되었나 봐." 성일이가 말했다. "왕진도 가는 거야?" 나라가 물었다. "흔한 일은 아닌데 한 번씩 놀란 어르신들이나 그 가족들이 돌담 의원이 익숙하다 보니, 119를 부르기 전에 오 원장한테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있거든."

 

  "그래서 그 일은 정리되었는데, 어차피 시간은 늦었고 간 김에 근처에 다른 어르신 안부를 무를 겸 들리려나 봐. 그래서  나한테 나라 좀 봐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왔어." 성일이가 말했다. "자, 그럼, 명상실로 들어갈까?" 

 

  문을 열고 명상실에 들어가보니 마룻바닥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문의 좌측으로는 돌담 의원 건물 전체의 전면 창이 계속 연결되어 있어, 밖의 시원한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창문을 향하는 소파와 소박한 탁자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창문의 맞은편 한쪽 벽 쪽으로 주사실 공간을 알려주는 라운드 헤드 레일이 천장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 레일에는 노란색과 연녹색 체크무늬의 커튼이 주위와 조화를 이루며 예쁘게 매달려 있었다.

 

  몇 명은 명상을 위해 가부좌로 앉아 눈을 감고 있었고, 다른 몇 명은 요가 매트 위에서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중에 강성일 사무국장을 아는 이들은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전에 언뜻 듣기로는 성일이가 근골격계 질환 공부를 오랫동안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성일이의 서재에 갔을 때도 이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근골격계 치료와 관련된 수료증들도 서재의 벽에 걸려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오 원장이 성일이한테 특별히 부탁할 정도면, 믿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일이가 한쪽 구석에 있는 요가 매트를 가져와 깔았다. "앉아보자. 그리고 긴장을 풀고."

 

  "지금은 어디 불편한 데가 있니?" 성일이가 물었다. "응, 사실 지난 화요일에 오 원장한테 주사를 맞은 후 컨디션이 좋아 너무 무리를 했나 봐. 그때 아팠던 어깻죽지와 날개 뼈 사이가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다시 뻐근하고 아프네." 나라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양쪽 중 어느 쪽이 더 아픈 것 같아?" 성일이가 물었다. "어깻죽지는 왼쪽이 더 아프고 날개 뼈 사이는 오른쪽이 더 아픈 것 같아." 나라가 대답했다. "움직일 때 아프니 아니면 가만히 있을 때 아프니?" 성일이가 다시 물었다.

 

  "물론 움직일 때도 아프지만 가만히 있어도 우리하게 아픈 것이 계속 신경이 그쪽으로 가네." 나라가 말했다. "아픈 부위의 살갗이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야 아니면 근육이 뻐근하고 아픈 것 같니?" "피부 살갗보다 안쪽 근육이 아픈 것 같아." 나라가 말하면서 웃었다.

 

  "왜 웃는 거야? 나도 이런 상황에서 너를 보니 어색해" 성일이가 쑥스럽게 웃으면서 물었다. "그게 아니고, 오늘 성일이가 묻는 내용이랑 지난번 오 원장한테 질문받은 거랑 똑같고, 나 또한 대답하는 것도 똑같아서 그냥 웃음이 나오네." 나라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학적 방법은 비슷한 거야." 성일이도 서당 훈장처럼 근엄하게 말하면서 같이 웃었다. 

 

  "어디 한번 볼까?" 성일이가 나라의 뒷쪽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나라를 진찰하기 시작했다.

 

  먼저 어깻죽지를 진찰하는데 아픈 것이 심한 왼쪽부터 먼저 진찰했다. 성일이가 조심스럽게 지그시 눌리면서 통증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그 반대쪽인 오른쪽 어깻죽지도 부드럽게 눌리면서 어느 쪽이 더 아픈지를 느껴보라고 했다.

 

  또한 날개뼈 사이도 같은 방법으로 양측을 비교하며 오른쪽이 더 아픈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양쪽 목도 몇 군데 진찰을 하면서 아픈 곳을 확인했다.

 

  "역시 신기하네. 왼쪽 어깻죽지가 아픈데 완쪽 목 부분도 진찰할 때 더 아프고, 오른쪽 날개뼈 사이가 아프면, 오른쪽 목 뒷부분이 더 아프다는 게 참 신기해. 오 원장의 얘기로는 아픈 근육들을 지배하는 신경들이 경추에서 나와서 목 근육들을 지나가는데, 그 목 근육들이 지나가는 신경들을 눌리게 되면, 어깨나 등 쪽 근육들이 통증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내가 잘 이해한 거니?" 나라가 물었다. "

 

  "와우, 역시 대단한데. 어릴 때의 그 총명함은 여전한데! 그거 한 번에 이해하는 사람이 흔하지 않은데, 나라는 벌써 다 알아버린 거야?" 성일이가 웃으며 말했다.

 

  "얘는? 너희들이 잘 알아듣게 설명해서 그런 거고, 나 또한 오랫동안 이것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을 해서 웬만한 병원은 다 가봤고 나름 공부도 했거든."

 

  "그런데 이것저것 해봐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포기하고 살았는데, 여기 와서 좋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니 더 잘 이해가 되더라." 나라가 웃으며 말했다.

 

  "간절히 바라면 우주의 기운이 나서서 도와주리라." 성일이가 농담조로 엄숙하게 말하며 같이 웃었다.

 

  "자 이제 정확한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 진도를 나가볼까!" 성일이가 말을 이어갔다.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은 근막이완요법이야. 오원장이 놓은 주사요법과 원리는 비슷한 거야.

 

  "단지 주사요법은 대개 즉각적인 반응이 보이지만 근막이완요법은 효과가 주사만 못할 수는 있어. 하지만 제대로 하고 자주 하게 되면 관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꺼야."

 

  "우리 친구들 중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지만, 주사에 극도의 공포감이 있는 사람들은 주사요법보다 이 근막이완요법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 본인 스스로 열심히 하면 평소 관리하는 데에도 만족스러운 효과를 낼 수가 있어." 성일이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