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영재 기자]
얼마나 먹느냐가 아닌, 무엇을 먹느냐가 비만에 걸릴 위험을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 결과가 ‘미국 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비만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이러한 변화에 가공식품과 좌식 생활 등의 환경적 요인들이 크게 기여해 왔다.
비만에 관한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체중의 증가는 섭취한 열량에 비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이 적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탄수화물-인슐린 모델(CIM)’이란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며,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체중 변화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혈당의 급격한 증가를 일으키는 가공 탄수화물과 녹말의 섭취는 체내 지방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렇게 축적된 지방은 허기를 심화시키며 더 많은 열량의 섭취를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는 섭취량의 증가가 체중 증가의 원인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음식을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신진대사와 호르몬의 변화에서 기인하는 결과라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에너지 균형 모델(EBM)’에 근거하는 저열량 다이어트 식단은 일시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일 뿐, 다시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체가 낮은 열량 섭취에 적응하여 신진대사율을 낮추고 배고픔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CIM에 따르면, 체중 증가는 혈당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연구진은 특정 음식이 섭취된 후 혈당량에 변화를 일으키는 정도에 따라 각각에 ‘혈당량’이라는 지수를 부여했다.
가공된 곡물과 감자, 혹은 유리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들은 혈당량이 높았다. 반면, 신선한 과일, 가공되지 않은 곡류, 콩류, 견과류, 그리고 지방과 단백질은 혈당량이 낮은 수준이었다.
혈당의 증가는 혈중 인슐린 농도를 높이고 글루카곤 농도를 낮추는데, 이는 혈류에 있는 당 분자들을 지방 조직에 저장하도록 돕는다.
많아진 당 분자들은 초기 3~4시간 이내에 흡수되는 반면, 변화한 호르몬 농도는 더 오랜 시간 유지되며 혈중 대사 산물들의 농도를 낮춘다. 뇌는 이것을 감지하여 배고픔이라는 감정을 유발한 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도록 유발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이 열량 섭취를 줄이기보다는 식단의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열량 식단은 몸에 좋은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할 수 있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건강한 탄수화물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실용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영재 기자(wannabefd2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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