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지속되는 소화불량, 소화기관만의 문제일까?

pulmaemi 2021. 7. 15. 14:18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

소화불량 증상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흔한 증상이다. 우리는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면 어떤 행동을 취할까? 아니 그 전에 어떤 생각부터 할까? 아마 대부분은 “어제 먹은게 잘못됐나보다”하며 가볍게 넘기거나 별 생각 없이 하루 이틀 정도는 버텨보고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장기간 지속된다면 내과를 찾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의 원인은 섭취한 음식물에 대한 의심이 첫 번째요, 그 다음이 위, 대장, 간 등 소화기관의 문제라는 상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말 그게 전부일까?

30대 초반 여성 A씨는 장기간 위산 분비자극제를 복용하고 있을 정도로 평소 소화불량이 심했다. A씨는 병원을 찾아 복부초음파를 진행했으나 간과 췌장, 담낭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비장 부위를 보던 중 횡격막에 아주 작은 삼출액이 관찰됐다. 다시 한 번 자세히 보려고 부위를 옮기는 찰나에 이번엔 심장 위에 삼출액이 관찰됐다. A씨는 분명 소화불량 외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고 했는데 왜 심낭 삼출과 흉막 삼출이 생긴 걸까?

이후 심장초음파를 진행했으나 이전 검사에서 발견된 소량의 심낭 삼출액 외에는 심장 기능이나 판막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흉부 X-ray 검사에서도 아주 소량의 흉막 삼출 외에는 이상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다. 도대체 원인을 알 수 없는 삼출액 때문에 갑상선과 유방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삼출액의 모양이 (전이성)악성 삼출액으로 보였고, 흔히 근처의 폐암이나 폐 주위의 종양이나 악성 종양을 먼저 의심해볼 수 있으나, X-ray 상 별 이상 없었고, 30대 초반의 여성에서 위산분비가 안되는 경우에는 갑상선 질환이나 요즘 많이 보이는 유방암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방 초음파는 필요가 없었다. 갑상선에 초음파를 대는 순간 모든 의문이 풀렸기 때문. 환자의 갑상선에는 크기 2.5cm가량의 암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주위의 광범위한 범위의 많은 임파선들도 이미 정상적인 모양은 사라지고 암이 전이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소화불량 증상을 갑상선 기능과 연계시키는 것은 어렵다. 보통 소화불량 증상이 시작되면 복부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며 위, 대장, 간 등에 대한 검사는 많이 진행하지만 그 외 부위에 대한 검사는 외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송도웰니스의원 이지홍 대표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갑상선은 목 부위 기도 주위를 감싸고 있는 내분비선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해주는 기관이다. 갑상선의 주된 역할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를 이용해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한 후 체내로 분비해 인체 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것이다.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 호르몬 분비가 둔화되면 우리 몸의 대사가 감소되고 얼굴과 손이 부으며 체중이 늘게 된다. 또한 자율신경계도 둔해져 심장이 천천히 뛰고 위장의 운동 속도가 느려져 변비가 생기거나 소화불량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화불량 증세가 있고 체중이 늘어 내과에서 진료를 받은 후 갑상선 기능검사를 권유 받아 검사를 진행했으나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초음파 검사는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20~40대 젊은 여성들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소화불량이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갑상선 초음파와 기능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junsoo@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