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
‘건강한 비만인’의 질병 발생 확률이 정상 체중에 비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상 신진대사를 보이는 비만한 사람에서 각종 질환의 위험이 크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에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으로 정의했다. 대부분의 비만한 사람들은 높은 혈당,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의 위험인자를 함께 가지고 있으나, 몇몇의 경우 이러한 위험요인을 지니지 않은 채로 건강하게 살아가기도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태를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으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사람이 혈압, 염증표지물질, 중성지방, 저밀도/고밀도지질단백 콜레스테롤, 당화혈색소의 6가지 기준 중 4가지 이상에서 정상 수치를 보일 때 MHO로 분류됐다.
이러한 기준에 근거해 연구진은 총 38만1363명의 사람들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체중’,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정상체중’, MHO,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비만’의 네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평균 11.2년간 추적 관찰하며 각종 질환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조사했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MHO에 속해 있던 참가자 중 3분의 1 이상이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비만’ 집단으로 이동했다.
또한, MHO 집단에서 당뇨병,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사망률 등의 위험이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 체중’ 집단보다 현저히 높았다.
대부분의 질환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비만’ 집단의 결과가 가장 좋지 않았고,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정상체중’ 집단이 뒤를 이었다. 비록 건강한 정상 체중 집단만큼은 아니었지만, MHO의 결과는 이들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심부전과 호흡기 질환의 위험은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정상체중’ 집단보다 MHO에서 컸다.
이번 연구 결과는 MHO를 가진 사람들이 건강한 정상 체중의 사람들보다 훨씬 큰 위험에 처해 있으며, 건강하지 않은 정상 체중의 사람들보다도 어떤 측면에서는 더욱 위험하다는 점을 상기한다.
연구진은 MHO라는 용어가 관련된 건강 위험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므로 앞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비만한 사람들은 신진대사 상태와 관계없이 체중을 감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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