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고위험 임신의 임신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기오염물질이 임신 합병증 유발에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은 두루 있었지만 한 번의 임신에서 발생하는 임신 합병증의 개수와 대기오염물질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희대학교 간호학과 김주희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강대용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ssociation between ambient air pollution and high-risk pregnancy: A 2015–2018 national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 Korea’라는 제목의 논문을 환경보건학 분야 국제저널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고위험 임신은 정상 임신에 비해 임신성 당뇨, 임신성 고혈압, 조산, 사산 등과 같은 임신 합병증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임신을 의미한다.
임신 합병증은 사회경제적 특성, 유전,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논문은 대기오염물질과 고위험 임신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고위험 임신 78만9595건을 분석했다. 임신 합병증별로 임신성 당뇨 52만7365건, 임신성 고혈압 3만6590건, 조산 45만5185건, 사산 648건 등이었다.
연구 결과 한 명의 임산부에게서 2개 이상의 임신 합병증이 발견된 경우는 고위험 임신 중에서 28.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물질 농도가 높아지면 임신 합병증 종류가 더 많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고위험 임산부에게 임신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6개월간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추적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의 농도를 추적하자 임신 합병증 발생 위험 비율이 1.06~1.27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산출됐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할수록 임신성 당뇨 발생 위험은 1.17배, 임신성 고혈압 발생 위험은 1.08배, 조산 발생 위험은 1.05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주희 교수는 “임신 출산기는 태아의 세포가 성장하고 기관이 발달하기 때문에 임산부의 산소 요구량이 15~20% 정도 증가한다”며 “일반인보다 대기오염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시기다”라고 강조했다.
강대용 교수는 “대기오염이 생식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대기오염물질을 피하는 등의 임산부 스스로 관리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기오염 정책이 필요하다”며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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