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
폐수처리장에서 떠다니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수 처리 시설에서 미세플라스틱 주변에 증식하는 세균들이 항균제 내성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Letters)'에 실렸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주 요인은 1930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항생제의 사용이겠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뉴저지 공과대학 연구진은 항생제 내성 형성에 미세플라스틱이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세 곳의 폐수 처리 시설을 방문해 샘플을 채취했다.
폐수처리장은 각종 화학물질과 병원균 등이 모이는 공간으로, 대부분 폐수처리장은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다. 연구진은 폐수처리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세균의 운반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연구진은 채취한 샘플에 대한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그것을 분석하여 시간에 따른 세균의 증식 양상과 유전적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에서 증식한 세균 내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인 ‘sul1’, ‘sul2’, ‘intI1’가 발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각 유전자의 발현은 샘플이 어느 폐수 처리 공장에서 추출됐는지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의 성분이 ‘폴리에틸렌’일 때 세 유전자는 모두 증가했으나 ‘폴리스티렌’인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후 연구진은 세균에 항생제 ‘설파메톡사졸(sulfamethoxazole)’을 투여했는데, 그 결과 세균 내 항균 저항성 유전자가 4.5배나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이전에는 미세플라스틱이 항생제 투여로 인한 내성 발현을 강화해 준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으나,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그 자체로 항생제 내성을 세균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정설대로 항생제 투여 후에도 강력한 내성 증가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했다.
총 8종류의 세균이 농축된 상태로 미세플라스틱의 표면에 존재했으며, 이들 중에는 인체에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라울텔라(Raoultella ornithinolytica)’, ‘스테노트로포나스(Stenotrophomonas maltophilia)’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 말미에서 연구진은 폐수처리장 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의 발생과 증식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능한 방법으로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 처리 시설 내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의 개발 등이 있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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