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4050 女에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암, 장기간 관찰 필요

pulmaemi 2021. 4. 6. 17:28

[메디컬투데이 이대현 기자]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예후도 좋아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100% 완치율을 보장할 수 없고 다른 암과 달리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 후 10년까지 지켜봐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암이다. 특히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은 목 한가운데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몸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을 뛰게 하고 장(腸)을 움직이게 하며 몸의 열도 만들어낸다. 특히 태아의 신경과 근골격계의 성장을 돕는 기능으로 엄마한테도, 태아한테도 꼭 필요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최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평생에 걸쳐 호르몬약을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반절제로 수술이 끝나는 경우 환자 모두가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라도 임신 중, 모유수유 중에도 복용할 수 있고, 하루 한 번 복용하면 반감기가 일주일 정도 돼 며칠 복용하지 못해도 몸에 크게 이상이 없는 안전한 약인 만큼 호르몬 복용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위암에 이어 2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특히 전체 갑상선암 발생자 수 2만8651명 중 여성이 2만1924명으로 6727명인 남성 대비 약 3.3배 많았다.

최훈 교수는 “갑상선암은 40대에서 50대 초반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여성은 임신과 출산 등의 과정에서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고 특히 임신 중에 생기는 자가 항체들은 갑상선에 염증을 일으켜 산후 갑상선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이런 여러 원인이 갑상선암이 여성에게 많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단일 원인으로 밝혀진 갑상선암의 원인은 다량의 방사선 노출이지만 여러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 호르몬과 같은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와 경제적 여건 향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많은 환자들이 발생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설명되지 않게 요즘은 젊은 환자도 많은 편이다.

1㎝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은 대부분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다. 결절의 크기가 클 경우 갑상선 부위에 딱딱한 혹이 만져진다. 또 침을 삼킬 때 기도의 양편으로 움직이는 덩어리가 보이기도 한다.

최훈 교수는 “갑상선을 김밥, 혹을 단무지라고 봤을 때 1㎝ 미만의 단무지가 밥 한가운데 있으면 비교적 안심하고 지켜볼 여유가 있지만 한쪽에 쏠려 김에 붙어 있거나 김을 뚫고 나온 정도라면 5㎜ 정도의 작은 혹이라도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혹이 있을 때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암의 기원세포나 분화 정도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분화 갑상선암, 저분화 갑상선암, 미분화 또는 역형성암 등으로 나뉘는데 다행히 우리나라는 분화 갑상선암 중 예후가 좋은 유두암이 95% 정도 발생한다.


갑상선암 치료는 원발병소를 제거하는 수술이 원칙이다. 갑상선 한쪽, 혹은 양쪽을 절제하는데 한쪽만 절제한 경우 약을 복용하지 않을 수 있고 양쪽을 모두 절제할 경우 평생 호르몬 약을 복용해야 한다.

수술 후 목소리 변화나 부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같은 합병증을 우려하는 환자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합병증은 발생 가능성이 1% 미만으로 현저히 낮고, 발생한다 해도 성대 위치를 교정하거나 칼슘, 비타민 D 약물을 복용하는 등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이 있어 과도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갑상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 충분한 숙면과 적당한 운동 등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과도한 음주가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갑상선염을 앓고 있다면 과도한 요오드 섭취는 금물이다.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은 물론 갑상선 기능저하증, 나아가 암의 발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통 갑상선암의 완치율은 5년보다는 10년을 보는 경향이 많다. 워낙 천천히 자라는 특성상 늦게 재발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생존율이 높기 때문이다.

암이 장기 내에만 있는 제한적 상황에서는 거의 100% 완치율을 보이고, 암이 주변 임파선이나 주변 조직 등으로 적은 침윤을 보이는 국소적 침범이 있을 때도 꾸준히 치료하면 94% 정도 완치된다.

다만 폐나 뼈 등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을 때는 생존율이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최훈 교수는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린 편이라 당장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보고에 따라 1㎝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에서도 30% 정도 임파선을 따라 퍼져나가는 등 의외로 전이를 빨리하는 암이고 재발 가능성도 높다”며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치료 후에도 경우에 따라 10년 이상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이대현 기자(dleogus101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