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충호 기자]
미국 머크(Merck & Co)의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Propecia)’를 복용한 남성들의 자살 행동에 관한 보고서가 공개됐다.
머크와 미국 규제 당국이 2011년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라이드)의 라벨 업데이트에서 자살 행동에 관한 잠재적 위험을 소비자들에게 경고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프로페시아 복용 남성들의 자살 행동 보고에 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 새롭게 공개된 법정 기록에 의해 밝혀졌다.
머크가 프로페시아 관련 소송에서 제출한 11개의 문서들을 공개해달라는 로이터의 2019년 요청에 대해 연방 판사가 승인하면서 지난 1월 머크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2011년 경고에 대한 결정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프로페시아 또는 그 제네릭 약물 복용자들로부터 자살이나 자살 사고에 관해 700건이 넘는 보고를 받았다.
이 보고에는 최소 100명의 사망이 포함돼 있으며 경고 이전 14년 간의 판매동안 FDA는 10건의 사망을 포함하는 34개의 보고서를 받았다.
유럽과 캐나다 규제당국은 프로페시아가 자살사고를 야기한다는 것이 연구로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약물 라벨에 자살 사고에 관한 경고를 요구한다.
2009년 머크는 내부 ‘위험 관리’ 평가를 통해 자살사고를 포함한 우울증에 관한 200건 이상의 보고를 알고 있었지만 심각한 우울증과 자살행동의 보고가 너무 적다고 판단했다.
이로부터 2년이 지난 2011년, FDA는 자살과 관련된 경고없이 우울증을 잠재적 위험으로 약물 라벨에 추가하게 해달라는 머크의 요청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일부 의학 연구자들과 환자단체들은 머크와 FDA가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 대해 알지 못하도록 미국 소비자들을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머크는 “프로페시아와 자살 행동 또는 자살 사고 간의 인과적 관계는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관한 것들이 라벨에 포함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또한 “조기 탈모 그 자체가 낮은 자신감,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었다.
2010년, 프로페시아 라벨에 잠재적 우울증 위험을 추가하겠다는 머크의 제안을 FDA가 검토하고 있을 때 FDA 안전성 평가자는 프로페시아 복용 환자 중 9건의 자살을 언급하며 자살 사고와 행동에 관한 경고 또한 추가하라고 권고했었다.
한 평가자는 “불완전한 정보 때문에 9건의 자살을 평가하기 어렵지만 프로페시아가 자살에 기여했다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다른 2명의 평가자는 “환자군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자살 사고 및 시도 그리고 자살의 수가 적기 때문에 자살 사고를 라벨에 표시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머크는 성기능 장애가 프로페시아 복용 환자의 4%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경고했지만 2009년 위험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남성이 약 복용을 중단한 이후에도 이러한 성적 문제가 계속 된다는 것을 머크는 알고 있었다.
2012년 FDA는 ‘성욕장애, 사정장애 및 오르가즘 장애’ 뿐만 아니라 약물 중단 후에도 계속되는 발기 부전에 관한 경고를 추가하겠다는 머크의 요청을 승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머크는 “프로페시아가 지속적인 성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는 과학적 증거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머크는 우울증 보고서와 9건의 자살 행동에 관한 한계를 지적했는데, 4명은 완전한 평가를 하기에 정보가 불충분했고 3명은 다른 의학적 상태가 있었으며 2명은 약물 복용을 중지한 이후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머크는 “유해사건 보고서가 보고한 사람의 의견만을 반영한다”고 밝혔으며 “유해사건이 치료 중인 기저질환이나 다른 복용 약물과 같은 다른 이유로 인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지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맥콜 박사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동의하는 바지만 부상이나 사망 사건들은 사람들이 보고 과정이 익숙치 않거나 특정 사례를 조사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종종 적게 보고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맥콜 박사는 프로페시아와 자살 사고의 연관성에 관한 그럴듯한 생물학적 설명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 약이 테스토스테론 관련 호르몬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항우울 스테로이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메디컬투데이 이충호 기자(chlee0420@mdtoday.co.kr)
'정신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패스트푸드 섭취, 정신 건강 위해 줄여야 (0) | 2021.03.08 |
---|---|
바이오피드백, 정신질환 치료로서 효과 입증 (0) | 2021.03.05 |
코로나19로 유발된 우울, 술 소비 증가시킨다 (0) | 2021.02.03 |
미국 심장협회 "정신 건강과 심장 건강 밀접한 관련 있어" (0) | 2021.02.03 |
건강의 필수 조건 ‘숙면’, 잠 잘 오는 락티움 고르는 방법 (0) | 2021.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