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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높아진 ‘K-헬스케어’…글로벌 시장 점유율 1% “아직 갈 길 멀다”

pulmaemi 2020. 6. 26. 14:45

캐시카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향후 5~6년간 연평균 12.5% 성장해야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K-헬스케어'가 약진하고 있다.

올 전체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1.1% 감소하는 가운데도 매달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그럼에도 수출비중은 3%에 머물러 있고, 캐시카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K-헬스케어의 최근 수출동향과 위상을 분석하고, 향후 세계 시장에서의 퀀텀 점프를 위한 3대 과제를 제시했다.

K-헬스케어는 제약, 의료기기, 의료용품, 위생용품 등을 말한다.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K-헬스케어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방역제품, 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선호도가 높아지며 3월 사상 처음 월 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5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수출이 59.4%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중 비중은 3.4%까지 높아졌다.

그 결과,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2월 14위 수출품목(8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 5월 8위 수출품목(11억7000만 달러)으로 6단계나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K-헬스가 향후 5~6년 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와 같이 연 수출 150~200억 달러 수준의 캐시카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향후 5~6년간 연평균 12.5%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전경련의 분석이다.

WTO 세계 헬스케어 교역통계 에 따르면 지난해 약 1조 달러 세계 헬스케어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은 98억4000만 달러로 점유율은 1%, 세계 순위는 20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K-헬스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경쟁국인 일본(2.3%, 11위), 싱가포르(1.8%, 13위)는 180~220억 달러 수준이다.

K-헬스케어가 세계 시장에서 약진하기 위해서는 부진한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2000년 글로벌 제약사 유치를 위해 15년간 270억 달러 정책자금을 투입해 R&D 중심 바이오폴리스, 생산 중심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글로벌 제약사를 첨단기술 선도기업으로 지정하여 15년간 면세 또는 5∼15% 감면하는 파격적 세제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노바티스, 로슈, GSK 등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7개사가 싱가포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 중에 있고, 30개 본사, 50개 R&D센터, 50개 제조설비 등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에 반해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할 인센티브가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가 중시하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싱가포르(5~15%) 보다 높고, 제대로 된 생산인력 교육시설이 없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아일랜드,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스웨덴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6억3000만 달러 MOU 체결이 이루어졌고, 최근 열린 한-스웨덴 통상장관 화상회의를 통해 同 투자 성사를 위한 정책당국의 의지가 확인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전경련은 또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등 인도적 지원 중심의 보건의료 ODA(공적개발원조) 정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베트남, 인도, 인니 등 핵심 신남방 국가에서 K-헬스케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가 지속 창출될 수 있도록 한국식 해외 의료거점을 구축․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정책목표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2014년 내각부에 건강의료전략추진본부를 설치해 관련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ODA를 활용해 신흥국 대상 의료·헬스케어 관련패키지(인프라 정비, 인재육성, 현지의료 고도화) 형태로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신흥국을 대상으로 일본식 의료거점 14개 구축, 의료기기·서비스의 효과적인 해외전개를 위해 ODA 지원과 연계된 인재육성과 제도·인프라 정비를 진행 중이다.

전경련이 30여개 제약사,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기관의 약 30%가 코로나19 발생 전 신흥국의 인증 등 비관세규제를 해외비즈니스에 있어 최대 애로요인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관련기업은 의약품에 대한 해외 허가규정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멕시코, 페루, 스위스 등 일부국 한정 의약품 상호 인증 협정의 체결 확대를 요청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의 조속한 개선을 요청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전경련의 기업의 해외비즈니스 기회 창출 국제협력 프로젝트 실행이 어려운 여건이지만, 하반기에 예정된 전경련의 대만, 호주, 미국, 일본과의 양자 회의체와 세계경제단체연합(GBC), OECD-BIAC(OECD 기업인자문회의),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 등 다자 경제협력 회의체를 통해 K-헬스케어 기업의 해외진출과 글로벌 Top 헬스케어 기업의 한국의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