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휴대폰을 10년 이상 사용하면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려 휴대폰 사용의 위험성에 대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명승권 교수팀은 ‘휴대전화 사용과 종양의 위험성’이라는 연구논문에서 휴대전화 사용과 암 발생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종양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또한 10년 이상 사용한 경우엔 30%로 암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인 딸에게 핸드폰을 사줬다는 이주철(42)씨는 “아이가 하도 졸라서 사주긴 사줬는데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음악도 듣고 잠 잘 때 빼곤 핸드폰을 손에서 놓질 않아 전자파 때문에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휴대폰을 처음 사용하는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미약한 전자파라 하더라도 이렇듯 장시간 전자파에 노출됐을 때나 휴대폰 DMB 등 다양한 주파수에 노출됐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인체 위해성 연구는 아직 이뤄진 적이 없다.
얼마 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의 허용전력보다 약 30배 낮은 전력의 전자파를 사용해 5mm 크기의 유방암 영상 진단시스템을 상용화 할 전망이라고 밝혀 전자파가 과연 득이 될지 실이 될지 헷갈리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전자파는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전기기기에서 발생하며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나눌 수 있다.
전기장이 센 기기에는 고압을 이용하는 CRT형 모니터, TV, 전자레인지, 고압선로 등이 있으며 자기장이 센 기기에는 소비전력이 큰 전기매트, 전자레인지, 헤어드라이어, 고압선로 등이 있다.
또한 전기장은 주로 피부를 통해 유도 전류가 흐르게 하기 때문에 피부노화, 습진 등의 피부 질환을 일으키고 자기장은 주로 혈액 내에 자성을 띄는 철 성분에 영향을 줘 백혈병 등의 혈액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흔히 나른함, 불면증, 두통, 기억력 감퇴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질병으로는 백혈병, 뇌종양, 치매, 유산 등이 있으나 아직 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에 명승권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는 전 세계에서 10여 년 동안 나왔던 연구들을 메타 분석한 결과다.
기존의 연구들은 환자대조군 연구로 직접 10년 동안 휴대폰을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을 비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조군을 인터뷰해 결과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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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총 23편의 논문을 종합해 무작위 효과 메타분석했을 때는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교차비가 0.98로 종양 발생의 위험성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눈가림법을 사용한 8개의 연구만을 종합했을 때 이동전화 사용이 종양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왔으며 10년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은 전혀 혹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비해 교차비가 1.18이며 오차를 고려했을 때 최소 1.04, 최대 1.34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종양의 위험성이 높았다.
이에 대해 명승권 교수는 “눈가림법은 연구자가 이 사람이 환자인지 건강한 사람인지 모르게 해 편견이 덜 들어간 방법으로 연구의 질적수준이 더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연구만을 종합했을 때 암 발생이 증가한다고 나왔고 질적수준이랑 상관없이도 10년 이상 사용한 사람의 암 발생률은 유의하게 높았다”고 설명했다.
대조군 비교 이외에 환자 ‘코호트 연구’란 동물실험이나 실험실적 연구의 결과는 직접 인간에게 적용시킬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인간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우리나라 국민 4만명을 10년 간 추적한 결과 휴대폰을 사용한 사람들은 암 발생률이 10배나 높았다’와 같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어 명 교수는 "환자 대조군 연구는 환자의 기억력에만 의존을 하니 휴대폰에 대한 노출이 과장될 수 있으므로 이런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훨씬 근거수준이 높은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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