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복부비만개선, 충분한 수면과 동시에 적절한 지방섭취 '필요'

pulmaemi 2019. 12. 31. 15:38
충분한 수면시간 갖더라도 지방섭취량 따라 복부비만 미치는 영향 달라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일반적으로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은 복부비만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효과가 적정량의 지방을 섭취하는 사람에게 한정된다는 새로운 역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곽창근박사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지방섭취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구명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7년 갤럽 조사에 의하면 성인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24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간은 미국의 수면재단 가이드라인인 ‘7시간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 수면부족은 인지기능과 면역력을 저하시키며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위험도를 상승시킨다.

부족한 수면은 혈중 식욕 억제 호르몬(렙틴)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식욕 증가 호르몬(그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이 생리학적 연구를 통하여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족한 수면은 이러한 호르몬(렙틴, 그렐린)의 영향에 의해 더 많은 음식이나 간식을 통해 전반적인 에너지 섭취를 늘림으로써 비만 위험도를 증가시키게 된다.

특히 연구팀은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더라도, 지방섭취량에 따라 복부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곽 박사 연구팀은 기존 선행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수면과 복부비만과의 상관관계를 역학적으로 분석했으며 추가로 수면의 효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의 위험을 낮추는 수면효과가 지방섭취율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방섭취비율이 13%~26%인 사람들에게서 복부비만 감소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며, 지방섭취가 13% 미만으로 아주 낮거나 26% 이상의 아주 높은 집단에서는 수면과 복부비만 위험도의 상관관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 수치가 우리나라 건강식이지침의 1일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 15% ~ 30%와 거의 일치하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방섭취량이 복부지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수면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여 복부비만위험 모델을 구축하였기 때문에 얻어질 수 있었다. 

식품연 식품기능연구본부 황진택본부장은 “복부비만 개선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지방섭취가 동반되어야 함을 역학 연구를 통해 발견한 연구 성과라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에도 식품과 비만, 그리고 식품이 비만과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생리학적 관계에 미치는 역학적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식이와 영양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Nutrients’ 저널 10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