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여성의 말 못할 통증 유발…‘바톨린 낭종’

pulmaemi 2019. 9. 4. 17:29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 

구로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최모씨(32세, 여)는 평소와 다름없이 샤워하던 도중 외음부 부위로 작은 멍울이 생긴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별다른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멍울의 부피가 손에 잡힐 정도로 커지며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름이 차오르면서 거동이 힘들 정도의 통증과 열감이 지속되며 급히 병원을 방문했다. 병명을 듣기 전까지도 조금 심한 질염 증세일 것이라 여겼던 최씨의 생각과는 달리 ‘바톨린 낭종’이라는 다소 생소한 진단이 내려졌다.

바톨린 낭종은 질입구를 촉촉하게 유지해주고, 관계 시 점액질을 분비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바톨린선에 생긴 염증 질환을 말한다. 바톨린선의 출구에 염증이 생겨 막히게 될 경우 분비액이 제대로 나오지 못해 외음부 부위에 물혹이 형성되는 것이다.

20~30대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30대 이후에는 바톨린샘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어 발병될 확률이 줄어든다. 하지만 초기에는 물혹의 크기가 작아 만져도 뚜렷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 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치할 경우 물혹이 차올라 크기가 비대해지고, 고름이 굳어 딱딱한 형태로 변형된다. 이런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면 앉거나 걸을 때는 물론, 서있을 때조차 극심한 통증이 전해지며 생활 전반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 물혹이 외음부 주위에 만져질 경우 발견 즉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연세W산부인과 구로점 조정미 원장은 “바톨린 낭종은 여성의 외음부 약 5시 방향 혹은 7시 방향에서 혹이 보여지는데 크기가 작을 때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작아 자가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지속될 시에는 반드시 여성의 신체구조를 제대로 다루는 산부인과에서 진단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했다. 

▲조정미 원장 (사진=연세W산부인과 제공)


산부인과에서는 바톨린 낭종 치료로 흡인술과 조대술을 적용하고 있다. 흡인술은 물혹에 차오른 고름을 주사기를 이용해 빼내는 시술인데, 물혹만 빼내는 치료만 진행할 경우 고름이 다시 차올라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요즘에는 조대술을 사용한다.

조대술은 바톨린샘을 1cm 내외로 절개한 후 분비액이 다시 원활하게 나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개인에 따라 시술 시간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10분 내외의 비교적 짧은 시간이 소요되고, 부분 마취를 하여 통증이 적고, 특수 봉합사를 이용할 경우 실밥을 따로 제거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바톨린 낭종은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스럽게 치유되기 어렵고, 치료 후에도 다시 재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매우 까다로운 질환이므로 말 못할 부위에 일어나는 통증이라 해서 증상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또한, 민감한 부위에 발생하기에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고, 치료경험이 다양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현명하다.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junsoo@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