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 원인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서 단백질(알레르겐)에 대해 불필요한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영유아기에 시작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데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도 적지 않다.
특히 중등에서 중증에 이르는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전신에 걸쳐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심각한 가려움증, 피부건조증 및 갈라짐, 피부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붉어짐, 딱지 및 진물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이외에 호흡기 아토피질환인 알레르기비염과 천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피부과 배유인·박경훈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근 아토피피부염의 경향을 조사한 결과 소아 및 청소년 환자는 줄어든 반면, 20대 이상의 성인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아토피피부염 환자수는 2014년 98만4064명에서 2018년 95만3361명으로 3%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0~19세 환자가 2014년 63만2601명에서 2018년 53만3879명으로 16% 감소했다.
그러나 20세 이상의 경우 2014년 35만8956명에서 2018년 42만8210명으로 19% 증가했으며, 20대 이상 모든 연령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80대 이상이 57%로 가장 증가폭이 컸고, 60대가 31%, 20대가 25% 순으로 나타났다.
배유인 교수는 “소아 및 청소년의 경우 인구수 감소라는 요인 외에도 부모의 관심과 지속적인 관리로 환자수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직장 및 가사 등으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주변 환경개선이 쉽지 않은 성인에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배 교수는 “성인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대개 유병기간이 길고 중증환자가 상당수여서 이들에 대한 치료환경 개선 및 사회생활 유지 지원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률도 적지 않아 근거 없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대인기피증 등 심리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갑자기 증상이 나빠지는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균 감염이다. 정상인의 피부는 벽돌이 시멘트에 발려져 차곡차곡 쌓여져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는 이것이 무너져 외부의 자극이나 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지 못한다. 또 피부 내 항균 지질이 부족한 것도 균 감염이 잘 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또 가려움으로 피부를 긁게 되면 피부에 붙어있는 균이 피부 안쪽으로 들어가고 피부 안쪽에 있는 균의 독소는 염증물질을 분비해 피부가 붓고 진물이 나게 한다. 이로 인해 환자는 더욱 가려움을 참기 힘들어져 피부를 긁게 되고, 피부가 더 망가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먼저 균을 예방하기 위해 목욕과 피부청결에 힘써야 하며, 수분이 빠져나가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지 않도록 수시로 보습을 해줘야 한다. 매일 1회 미지근한 물로 목욕 후 3분 내에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목욕과 피부관리로 해결되지 않는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배유인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상당수는 식품알레르기 증상을 동반하고 급격한 온도 및 습도의 변화, 땀이나 화학약품, 담배연기 등도 아토피피부염을 급성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며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가려움증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생각되는 음식물이나 주위 환경이 있다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광범위한 면역조절제와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 면역조절제의 경우 고혈압, 신장독성, 감염 위험의 증가 등으로 1년 이내의 사용이 권고돼 장기간 치료제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 전신 스테로이드제 역시 골다공증, 부신기능 억제, 감염 위험의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다.
최근 아토피피부염에 관여하는 염증물질을 선택적으로 제어해 심각한 부작용 없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돼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이 주사제는 고액의 비급여 치료비용 때문에 급여화가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향후 해당 약제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도 중증아토피환자로 진단되고 기존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불응하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보이는 환자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급여화를 기다리며 병원 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해서는 안 되며, 의사로부터 자신의 정확한 아토피피부염 상태를 진단받고 꾸준히 관리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특이한 검사소견이 없어서 임상양상을 종합하여 진단하고 있다. 3가지 주 진단기준과 14가지 부진단기준으로 구성된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기준이 있으며, 주진단기준 소견 중 적어도 2개 이상과 보조진단기준 소견 중 4가지 이상의 소견이 있을 때 아토피피부염을 진단할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pj959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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