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피부

초기 녹내장 판별…눈 속 ‘미세혈관조영술’로 정확도 ‘향상’

pulmaemi 2019. 9. 11. 16:18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그 동안 녹내장 진단 장비의 한계 때문에 초기 녹내장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시신경 외에도 눈 속 미세혈관을 조영술 등으로 분석하면 녹내장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성경림 교수팀은 빛을 이용해 시신경 구조를 파악하는 광간섭 단층촬영(OCT)과 망막, 시신경, 황반 내 미세혈관 혈류량을 의미하는 미세혈관의 밀도(vessel density)를 분석하는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OCTA)을 함께 사용하면 초기 녹내장 진단 정확도를 기존보다 높일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녹내장은 압력에 의해 시신경이 눌려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까지 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어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녹내장이 의심되면 안압 검사, 시야 검사, 안전 검사를 한 후 정밀 검사를 위해 광간섭 단층촬영(OCT) 검사를 실시했는데, 영상 초점이 조금이라도 흐리거나 시신경유두(optic disc) 함몰, 비문증 등이 있는 경우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안압이 올라가면 황반 내 미세혈관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최근 개발된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OCTA)을 활용하면 녹내장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지만, 진단 정확도 측면에서 기존 방법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성 교수팀은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광간섭 단층촬영 검사(OCT)와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OCTA)을 받은 244명을 대상으로 각각의 검사 결과를 비교하고, 두 방법을 같이 적용했을 때의 진단 결과까지 비교 분석했다.

먼저 현재 일반적으로 녹내장 검사에서 활용되는 광간섭 단층촬영(OCT)은 검사 민감도가 약 86.7%였고 검사 특이도는 67.5%였다.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는 검사법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각각 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 양성으로 판독할 확률과 음성인 경우 음성으로 판독할 확률을 말한다. 즉 광간섭 단층촬영 검사만 활용할 때 검사 결과가 정상인 경우 실제로 녹내장이 없을 가능성이 86.7%이지만, 검사 결과가 비정상으로 나올 경우 실제로 녹내장이 있을 가능성이 67.5%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또한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만 시행했을 때 민감도는 74.3%였으며, 특이도는 87%였다. 

하지만 광간섭 단층촬영 검사와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을 함께 활용한 결과, 검사 민감도가 90.3%까지 높아졌으며 특이도는 92.4%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녹내장이 없다고 진단하거나 녹내장이 있을 때 실제로 녹내장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이 기존보다 크게 올라 모두 90%가 넘은 것이다.

성경림 교수는 “그 동안 녹내장 진단 장비의 한계 때문에 아주 초기의 녹내장을 놓치는 경우가 간혹 존재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진단 방법과 더불어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을 같이 활용하면 놓칠 수 있는 초기 녹내장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시야 주변부가 평소보다 흐릿하거나 눈의 피로가 심하고 통증이 있거나 자주 빨갛게 충혈되면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는데, 만성 녹내장은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정밀 진단 장비를 이용한 정확한 안과 검진을 받아 미리 녹내장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안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Korean Journal of Opthalm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