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
#직장인 A씨는 휴가를 앞두고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완벽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평소보다 높은 강도로 근력운동에 매진했다. 그러나 운동 후 심한 근육통을 느꼈고, 다음날에도 근육통은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소변이 마치 콜라처럼 적갈색 변한 것을 발견하고는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혈액 및 소변 검사 후 A씨는 담당의로부터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여행은커녕 휴가 내내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A씨처럼 몸매를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적절한 운동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체지방 감량 및 근육량 증가에 도움을 주어 몸매관리는 물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적합한 운동 강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횡문근융해증은 갑작스러운 고강도의 근육 운동으로 근육에 에너지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근육이 손상되고, 손상된 근육 세포내 물질들이 갑자기 다량으로 혈액내로 배출되어 혈액 내 여러 수치들이 상승되는 질환이다. 횡문근은 팔이나 다리 등 움직이는 신체부위에 있는 대부분의 골격근을 말하며, 횡문근융해증은 어느 부위의 근육에도 다 발생할 수 있다.
임상적으로 근육 손상의 정도가 심하고 혈액 내 물질들이 급격하게 상승되어 신장으로 배설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될 때 신장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횡문근융해증 진단 시에는 혈액 내 여러 수치들을 정상화시키고 신장으로의 배설을 촉진시키기 위한 수액 치료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진단이 늦어지거나 초기 수액치료가 원활하지 못할 때, 또는 신독성이 있는 약제 등을 같이 복용한 경우에는 투석이 필요할 정도의 중증의 급성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은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뉜다. 비외상성 원인으로는 과도한 운동, 감염, 약물, 알코올의존증 등이 있다. 특히, 술 마신 다음 날 과도한 운동을 한다면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거나 적절한 휴식 또는 수분 섭취 없이 무리해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 마라톤을 하거나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내온도를 높이고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횡문근융해증 발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안신영 교수는 “과거 횡문근융해증의 주된 요인은 사고 등에 의한 외상이나 약물, 알코올 등이었으나 최근에는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무리한 다이어트 또는 과도한 운동을 통해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려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횡문근융해증의 치료는 손상된 근육세포에서 혈액으로 나온 여러 물질들을 신장을 통해 배설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초기에 다량의 수액을 공급하며 배뇨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신장 손상으로 급성신부전을 동반한 경우에는 투석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추가적인 근육 손상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신체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을 휴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통증이 심한 근육 부위에는 냉찜질 등을 병행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운동 후에 근육 운동을 서서히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병행되어야 한다. 근육을 장시간 압박하는 것도 발생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증상은 근육 운동 후, 운동 부위의 근육통이 지속되면서 근육이 붓고, 갈색뇨가 나오면 바로 의심해야 하며, 그 밖에 미열, 전신 무력감 등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의심이 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신영 교수는 “운동을 할 때에는 충분한 준비 운동과 수분 섭취 및 적절한 휴식이 중요하다”며 “운동 후 근육통이 지속되고 소변색이 짙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급성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pj959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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