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지난 22일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13세 A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환각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신경 이상 증세가 타미플루와 명확한 연관성은 없는 상황이다. 전문의들은 인플루엔자 자체도 고열로 인한 신경 이상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26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인플루엔자 자체도 신경 이상 증세를 많이 일으킨다. 뇌염, 뇌수막염도 일으키기 때문에 합병증으로 인한 환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를 겪으면서 인지도가 높아진 타미플루. 현재는 대중적인 약이 됐다.
환각 증상은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일본에서부터 처음 보고 됐다. 당시 10여 명의 청소년들이 환각증상을 보이고 일부는 자살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일본에서 타미플루 복용군과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해 보니 신경 증상 발병 숫자가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일본이나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실제로 타미플루와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타미플루에 의한 신경증상인지 인플루엔자에 의한 것인지 명확히 결론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10~16세 사이 아이들이 이상행동으로 사망한 사례가 많았다. 신경증상은 7세 미만에서 더 많이 발생하지만 이들은 부모와의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만 10대 청소년들은 자율적인 활동력이 많기 때문에 이상증세를 일으키면 막기 어렵다”며 모든 청소년들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갑 교수는 “타미플루의 유익한 점은 인플루엔자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켜 인플루엔자 합병증을 막는다. 독감 치료에서 중요한 약제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들은 부작용 우려로 이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환각 증상을 호소하는지 여부는 부모들이 잘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감 초기에는 고열이 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간혹 환각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초기에는 하루 이틀 아이들의 이상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플루엔자 억제를 위해서는 타미플루를 5일 동안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중간에 끊게 되면 내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5일 동안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의 국내 부작용 사례는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836건에 달한다. 구토 증상 또는 어지럼증이 대부분이다. 섬망·환각과 같은 신경 정신적 이상반응은 12건으로 보고되고 있다.
2009년 남자 중학생이 환청이 들린다며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1년에도 남자 초등학생이 추락사했다. 이번이 세 번째 사례다.
이에 식약처는 최근 ‘타미플루제제’에 대한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안전성 서한은 미국·유럽 등 해외 의약품에도 반영되어 있는 ‘타미플루제제’의 허가사항에 따라 10세 이상의 소아 환자에 있어서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복용 후에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를 수 있음을 안내하고 주의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호흡기계 질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미플루, 만성신기능질환 및 간질환자 복용 유의 (0) | 2018.12.28 |
---|---|
혈액 호산구 수치 높은 COPD 환자 생존률 높아 (0) | 2018.12.28 |
독감 예방주사 매년 맞아야 효과 있어 (0) | 2018.12.24 |
급증하는 A형 독감, 치료비 비싸 난항 겪는 환자들 (0) | 2018.12.21 |
폐질환 '치매' 발병 위험도 높여 (0) | 2018.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