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70대의 김모씨,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집 앞 마당을 쓸고 있었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몸이 잔뜩 움츠려든다. 청소를 다하고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며 통증이 느껴졌다. 참아보려 했지만 가슴이 너무 아파 실신해 버렸다. 다행히 집 안에 있던 부인이 신속하게 119를 불러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 안정을 찾았다.
급성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공급이 차단되어 심장근육에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날씨가 추워져 혈관이 수축하면 발생 위험이 커지는데, 급성심근경색은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료를 받은 건강보험환자는 5년간(2013~2017년) 30% 급증했다.(77,256명→100,600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2017년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정도 더 많았다.
심장 근육은 관상동맥이라 부르는 3가닥의 혈관을 통해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일생 동안 혈액을 전신으로 펌프질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따라서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심장 근육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 급성심근경색이 기후와 연관되어 발생한다는 많은 연구가 있어왔으며, 대개 겨울에 심근경색의 발생률이 정점을 이루고 여름에 저점을 형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의 발생과 기후와의 관련성에 대한 일관된 증거는 여전히 불충분한 상태이다. 국내의 연구들에서도 기온이 낮을수록 급성심근경색이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특히 고령의 환자들이 기온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흡연·비만·운동부족·가족력 등이 있지만, 특히 흡연은 하루에 한 갑을 핀다고 했을 때 남자의 경우는 3배정도, 여자의 경우는 6배정도 확률을 높인다. 비만과 운동부족은 급성심근경색의 발생을 분명히 증가시키며, 이전의 연구들에서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을 10-20%에서 많게는 50%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급성심근경색에 특이적인 유전자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집안에 이러한 환자들이 경우에 그 집안 내에 다른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은 꽤 높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도를 40-60%정도 증가시키는 것을 알려져 있다. 특히 가족 중에 60세 이전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거나 돌연사가 있는 경우, 그러한 형제들이 많은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이 왔을 때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급성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은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로, 대부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최대한 빨리 치료가 가능한 병원 응급실에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증상발현 후 2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데, 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증상발현 후 병원 도착시간의 중간 값이 140분으로 50%이상의 환자들이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근경색의 치료는 혈관을 넓히는 관혈적 치료와 이후 약물치료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응급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을 시행하여 경과 및 예후가 많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고령이나 당뇨병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많은 경우, 심부전과 같은 이미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러한 예후인자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도착당시의 상태이다. 특히, 병원의 도착당시 쇼크상태에 이미 빠져있는 경우의 생존율은 아직 턱없이 낮은 실정이며, 따라서, 이러한 상태가 되기 전에 병원에 빨리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향후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심실의 변화를 방지하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또한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에는 스텐트에 혈전이 생겨서 혈관이 다시 막히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약물 치료 목적 중의 하나이다.
주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망률은 많이 떨어졌다”며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예방하는 것으로, 심근경색의 위험요소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의 발생을 조기에 발견 및 관리하는 것은 김근경색의 예방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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