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쌀쌀해진 날씨, ‘뇌동맥류’ 주의보

pulmaemi 2018. 11. 1. 13:11

명확한 예방법 없어 위험인자 보유시 정기 검사 필요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조심해야 할 대표적 질환으로 ‘뇌동맥류’가 꼽힌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크게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말하는데, 부푼 만큼 터질 위험성도 커진다. 특히 온도가 낮아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이면 뇌동맥류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므로 주의해야한다. 

뇌동맥류란 뇌혈관 벽이 부풀어 새로운 혈관 내 공간(꽈리)을 형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혈관이 나누어지는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대부분 크기는 10mm 이하이지만 간혹 이보다 큰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인 뇌동맥류는 발병하면 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해 일교차가 큰 4월까지 이어진다. 뇌동맥류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압이 높게 가해지는 혈관벽 내에 후천적으로 균열이 발생해 뇌동맥류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로 40대에서 60대 사이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인한 혈관벽 손상 또는 유전적으로 혈관 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과 같은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하기도 하며 음주, 흡연, 고혈압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정승영 교수는 “뇌동맥류는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힘을 줘 대변을 볼 때, 추위에 노출될 때 등 혈압이 올라갈 때 터질 수 있다”며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몸의 혈압 변동폭이 커져 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뇌동맥류 파열이 무서운 이유는 전조증상이 없어 발병 전에 대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뇌동맥류는 비파열성 뇌동맥류와 파열성 뇌동맥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혈관이 터져 거미막하출혈에 의해 머리를 둔기로 맞은 것 같은 격심한 두통, 경부 강직(뒷목이 뻣뻣함)과 구역, 구토, 뇌신경마비 등의 증후를 나타낸다. 이때 뇌 속에 피가 퍼지면서 순간적으로 뇌 혈류가 막히는데 이로 인해 급사할 확률은 30%를 넘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뇌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파열성 동맥류의 경우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맥류의 위치, 모양과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한다. 동맥류의 크기가 2mm 이하로 작거나 환자 나이가 고령이면서 다른 중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엔 경과 관찰을 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파열성 동맥류의 경우 재출혈 가능성을 낮추고(재출혈 시 사망률은 80~90%에 달한다.) 이후 나타나는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평소 느끼지 못한 두통이나 어지럼증, 경부 강직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 질환은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만큼 명확한 예방법은 없다. 또한 전조증상이 없다보니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 뇌동맥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주기적인 뇌혈관 검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검사로는 뇌 컴퓨터 단층 촬영(CT), 뇌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조영술 등이 있으며, 이 중 뇌혈관조영술은 뇌척수액 검사에서 지주막하출혈이 진단되면 시행해 동맥류 유무와 위치, 크기를 확인한다. 또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뇌혈관내수술 등으로 치료에 직접 이용되기도 한다. 

뇌동맥류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두개골을 열어 볼록한 혈관 부분을 집게로 집듯 부풀어 있는 부위를 조여 주는 결찰술과 두개골을 열지 않는 뇌혈관내 수술인 코일 색전술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있는 코일 색전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다리 쪽의 대퇴동맥을 통해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집어넣어 뇌동맥에 접근, 뇌동맥류에 코일을 넣어 막는 방법이다. 뇌동맥류 결찰술보다 전신적인 부담이 적고 입원기간이 짧으며 회복속도 또한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치료 방법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정승영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자체도 위중하지만 그에 따른 합병증도 심해서 치료가 쉽지 않다"며 "환자의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고려해 최선의 치료 방법을 신중히 결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