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파킨슨병 진행원리 광우병과 유사’

pulmaemi 2009. 7. 29. 10:14

파킨슨병과 치매 등 퇴행성뇌질환 확산원리 밝혀내

이승재 교수팀 규명, 미국학술원회보(PNAS) 게재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과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이 단백질 변성체의 신경세포간 이동에 의해 확산된다는 사실과 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 이승재 교수
건국대 의생명과학과
 이승재 건국대 교수팀(의생명과학과)은 엘리에저 마슬리아 교수(미국 캘리포니아대학)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일부 뇌영역에서 시작된 뇌질환이 변성된 단백질의 신경세포간 전파에 의해 여러 뇌부위로 확대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단백질 변성체는 정상 단백질을 변성시킴으로써 복제가 가능한데, 이는 광우병을 비롯한 프리온병(prion disease)의 감염 원리를 설명하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퇴행성 뇌질환의 진행 및 발전 원리를 일부 규명한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의 뇌질환의 진행원리가 광우병 등의 프리온병과 유사성이 있음을 밝힌 획기적 연구 결과로 퇴행성뇌질환의 진행 원리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포함한 퇴행성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러 가지 이론이 제시되어 연구 중이인데, 특히 최근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론은 신경세포에 있는 특정 단백질의 구조적 변성 및 응집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결국 사멸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공배양 세포모델과 신경줄기세포의 뇌이식을 이용해 알파-시뉴클린(alpha-synuclein)이라는 신경세포의 단백질이 변성된 후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돼 인접 신경세포로 전이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전이된 단백질에 의해 신경세포의 사멸이 유도됨을 밝혔다.

 

 뇌세포 사이의 신경전달을 돕는 단백질로 퇴행성 뇌질환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알파-시뉴클린의 변성은 파킨슨병과 치매의 발병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 신경세포에서 발생한 단백질의 변성이 뇌의 여러 부위로 퍼져 병리현상의 확산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의 진행 기전을 설명하는 기본 원리를 제시한다”며 “특정 단백질 변성체가 직접 신경세포간 이동함으로써 뇌의 여러 부위로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음을 밝힌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단백질 변성체에 의한 질병의 진행 및 확산은 광우병 등의 프리온병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프리온의 확산 원리가 파킨슨병과 치매 등의 여러 퇴행성 뇌질환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공통 원리라는 실험적 근거를 제시한 의의가 있다.

 

 (중략)

 

 이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 권위지인 미국학술원회보 (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이번 주 인터넷판에 게재되며 8월 4일자 인쇄판에도 발표된다.

 

 특히 미국학술원회보에서는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프리온의 전파 원리를 규명해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스탠리 프루시너(Stanley Prusiner) 교수의  해설과 주석을 함께 발표해 이번 연구결과를 학계에 상세히 보고할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sogo2d@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