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도입하면서 병원 등 5개 업종에 대해 11시간 연속 휴게시간 보장 조건으로 특례를 허용한 가운데, 병원 공간 특수성상 52시간 근로도, 11시간 연속 휴게도 사실상 불가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간 근로시간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법정 근로시간 예외를 인정받던 특례업종은 기존 26개에서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서비스업 그리고 보건업 등 5개로 줄었다.
다만 특례업종의 경우 11시간 연속 휴게시간을 보장하라는 단서가 달렸다. 이는 9월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비상대기 상태에서 응급 수술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등 보건업에서 연속 11시간 휴식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오히려 52시간 근무제를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잇따랐다.
이와 관련해 서울아산병원은 주52시간 준수를 택했다. 특례를 적용할 경우 근무와 근무사이에 11시간 휴식을 보장해야 하는데, 돌발적 상황이 빈번해 보장하기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대형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11시간 연속 휴게 시간이 시행될 경우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야간에 수술한 의사는 아침에 진료를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중소병원 특성상 동 업종 의사를 다수 배정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52시간 근로제도 인력을 더 고용해야 가능한 일인데 이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특례업종 조차도 노사 동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특례조항 적용시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해진다며 적용을 거부하고 있는 입장이다. 당장 시행되는 정책이지만 그간 논란이 돼 왔던 지역 의료불균형과 인력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문제가 될 것으로 주목되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300인 미만 사업장이 다수라 이들의 주52시간제 적용 시점인 2020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급하게 꺼야할 불은 없다는 것.
그간 꾸준히 논란이 돼 왔던 보건업종의 인력난과 새 정책의 적절한 절충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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