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한국형 청소년 양극성장애 선별도구' 국내 최초 개발

pulmaemi 2018. 8. 20. 15:15
90% 민감도, 92% 특이도 보여…타당도 우수
▲한국형 청소년 양극성장애 선별도구 (그림=여의도성모병원 제공)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형 양극성장애(조울병) 선별검사지(K-MDQ-A)를 최초로 개발,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했다.

양극성장애는 재발이 흔하고 증상이 다양하며 자살 위험성이 높다. 반면 진단이 어려워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장애 환자 중 약 30%는 13세 이전에 발병하고, 약 40%는 13세 이상 18세 이하 사이에 발병한다. 

조기에 발병하는 양극성장애일수록 불안장애나 약물사용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많고 재발률과 자살률 및 폭력 행동의 빈도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양극성장애가 심각한 경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별검사를 통하여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2005년에 성인 양극성장애를 대상으로 한 한국형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K-MDQ, Korean Mood Disorder Questionnaire)를 개발하여 그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청소년만을 위한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는 아직까지 한국에 도입되지 않은 실정이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 교수(교신저자)와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세훈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2018년 청소년을 위한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국내 실정에 맞추어 번역하고 이를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여 그 타당도를 입증했다. 

청소년 양극성 장애 선별검사지(K-MDQ-A, Korean Mood Disorder Questionnaire-Adolescent)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조증, 경조증의 증상의 유무를 13개의 항목으로 정리하여 “예/아니오”로 체크하게 되어있다. 두 번째는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과 행동들에 대해서 체크하고, 세 번째는 그 심한 정도를 4점으로 나누어 체크한다.

본 연구 102명의 국내 양극성장애 청소년과 106명의 일반 청소년 군으로 나누어 그 부모들이 청소년 환자의 증상을 관찰하여 질문지를 작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K-MDQ-A는 청소년 양극성장애 환자군(Bipolar)과 정상 대조군(Control)을 유의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양극성장애 청소년은 “1.평소와 달리 기분이 너무 좋거나 흥분되어 보였다”, “5.평소와 달리 머리 안의 생각이 빠르고 많아 보이고 생각을 차분하게 하지 못했다.”, “평소와 달리 주위 자극에 쉽게 산만해졌다“는 응답이 70% 이상으로 매우 빈번하게 나타났다. 

선별검사지 결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에 의한 진단을 비교한 결과, 청소년의 양극성장애 선별에서 90%의 민감도와 92%의 특이도를 보여 그 타당도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프랑스에서 자국어로 번역하여 시행한 타 연구에서 72%의 민감도와 81%의 특이도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신뢰성이 높은 결과다. 

박원명 교수는 “이 연구는 한국형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청소년에게도 확대 적용함으로써 임상현장에서 조기에 양극성장애를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게 되어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양극성장애의 빠른치료를 통한 심리적, 경제적 비용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수원수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의학분야 SCI급 국제학술지인 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2018년 8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