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열대야와 장마철 습한 날씨도 숙면을 취하기 힘든 계절이다. 더불어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어나는 때이다. 하지만 잠을 잘 못 잔다고 해서 모두 불면증은 아니기 때문에, 불면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되는 수면 장애의 감별, 진단이 우선적이고 중요하다.
수면은 단순히 밤에 쉬는 것을 넘어서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뇌와 심장 기능을 회복하며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등 수많은 기능을 한다.
불면증상은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며칠간 잠을 설치는 불면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불면증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주 3회 이상의 빈도로 3개월 이상 불면 증상이 지속될 때, 그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는데 기능장애가 발생할 때 불면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수면장애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수면장애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잠을 잘 때는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이 이완돼 목젖, 편도, 혀 등이 뒤로 쳐지게 되면서 깨어 있을 때보다 기도가 약간 좁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잠 잘 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져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는 것을 막게 되기 때문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다.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아예 기도의 벽이 서로 붙어버리면 숨을 쉴 수 없게 되고 숨이 자주 멎어서 코고는 중간에 조용해지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는 "어떻게 해서라도 숨을 쉬기 위해 뇌의 신호를 받고 횡경막과 가슴근육은 더욱 힘을 주게 되고, 결과적으로 잠에서 자주 깬다. 이러한 수면 중단은 기도의 근육을 자극해 더 좁아지게 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수면 중 무호흡은 하루 밤에 대개 수십에서 수백 차례 발생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림으로써 주간 졸림과 오전 시간의 두통을 유발하고, 장기간 지속되면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및 뇌졸중 등의 발생위험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반드시 수면 클리닉을 방문해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주기성 사지 운동증이 있는 경우도 불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을 때, 특히 자려고 할 때 다리가 무언가 불편한 느낌,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며 이 증상은 밤에 심해진다.
이런 다리의 불편감은 다리를 뻗거나 움직이면 일시적으로 호전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잠을 방해하게 된다. 잠을 충분히 못 자기 때문에 환자는 낮 동안 비정상적으로 피곤하고 졸리게 되며, 일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밤뿐만 아니라 낮 동안에도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이동수단 이용 시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이 힘들며, 영화관 또는 직장에서의 회의 중에도 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또 다른 수면장애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에서의 다리 움직임은 대부분 환자가 자고 있을 때 불수의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주기성 사지 운동증을 호소하지만, 주기성 사지 운동증 환자에서 하지 불안증후군이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30초 정도의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엄지발가락이 펴지는 동작과 함께 발목, 무릎 또는 고관절을 굽히면서 자다가 움찔하는 동작이나 다리를 차는 동작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자는 내내 지속되지는 않고, 수면의 전반부에 주로 발생해 잠이 들자마자 깨게 하거나, 잠을 지속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 또한 본인뿐 아니라 같이 자는 사람을 차거나 침대를 흔들어 다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몽유병, 야경증, 렘수면 행동장애와 같은 사건 수면도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수면장애의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검사가 수면다원검사다. 하룻밤 동안 검사실에서 자면서 여러 가지 센서를 붙이고 수면상태를 측정하게 되는 수면다원검사는 불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사지운동증, 기면증, 몽유병, 렘수면행동장애 등 거의 대부분의 수면질환의 진단에 활용된다. 수면다원검사의 결과는 수면의 질과 잠자는 동안 발생하는 모든 신체의 문제를 알려주며, 수면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관련된 다른 질환(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 등)의 치료와 예방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정유진 교수는 “실제 불면증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전체 환자의 5%에 불과하다고 할 만큼, 적극적으로 불면증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수면장애가 의심될 경우에는 수면을 전공한 신경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음으로써 수면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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