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 1…. 결국 알파고가 승리하였습니다.”
2년 전 미국 구글의 딥마인드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국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알파고의 승리’라는 뉴스를 보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미래에 로봇이 대체하게 될 직업에 대한 뉴스도 많이 나왔죠. 장래희망으로 꿈꾸던 직업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많은 학생들이 생각해뒀던 진로를 바꿔야 하나 고민합니다. 저처럼 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 포럼에서는 2016년 1월, 4차 산업혁명 시대 시작을 선언하면서 미래인재들은 단순 기술보다는 창의력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이 포럼에서 나온 ‘일자리와 미래보고서’ 관련 자료를 한번 살펴봤어요. 복합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창의력, 인적 자원 관리 능력, 협업 능력, 감성 능력, 판단 및 의사결정 능력, 서비스 지향성, 협상 능력, 인지적 유연력….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 듣기만 해도 어렵죠? 참고로 이 가운데서도 중요한 게 비판적 사고 능력과 창의력이라고 하고요. 과거와 달리 새롭게 들어간 게 감성 능력과 인지적 유연력입니다.
대부분 중고생들이 얼마 전 중간고사를 봤죠. 내신 시험 볼 때 암기할 게 참 많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그랬어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는 내용을 그냥 달달 외웠죠. 그런데 기계적인 암기 공부 방식을 버리면 비판적 사고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암기 대신 질문 노트―사회’ 등 제목으로 우리가 흔히 ‘암기 과목’이라 불리는 과목마다 수첩을 하나씩 만들어보세요. ‘왜 이 개념이?’, ‘뭐가 문제?’ 등 몇 가지 질문을 소제목으로 적어두고 마지막에는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는 항목도 추가해보세요. 이렇게 정리하면 암기도 잘되고, 개념 이해를 비롯해 여러분 각자 비판적 사고 능력 기르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미래 사회가 원하는 역량, 그리고 이를 계발하는 공부가 그리 어려운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복합 문제 해결 능력. 말만 들어도 어려워 보이죠. 이는 문젯거리를 스스로 발견하고 정의해서 여러 과정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뜻한다고 해요.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도입한 과정중심평가를 보면 이런 능력을 기르는 쪽으로 방향이 흐르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학교생활 하며 교내에서 불편했던 문제 하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나만의 문제 개선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일종의 공부겠죠. 관심 분야에 대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 소논문 작성이 뭐 별거인가요. ‘공부가 잘되는 기숙사 구조 개선 연구―○○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외국어 간판 실태 및 개선사항―○○시를 중심으로’ 등 학생들이 논문 주제로 내는 것들은 사실 일상의 사소한 데 있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서 중요한 건 여러분에게 일상에서 불편했던 문제를 발견하는 ‘프로불편러’의 시선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남들은 단순히 변화하는 세상이라고만 말하는 상황에서 미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힘이 무엇인지 알고 공부하고, 학교생활에 임한다면 미래 사회에 맞는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자유학년제 도입, 동아리 활동 활성화, 프로젝트형 수업과 거꾸로교실 도입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죠. 이런 제도나 수업 모델을 십분 활용해보세요.
이세영(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 전공, 한국청소년학술대회 KSCY 조직위원장)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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