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재륜 기자]
편두통 예방을 위해 복용하는 ‘편두통 예방약물’이 두통은 물론 두통과 함께 나타나는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까지 완화한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신경과 김지수 교수팀이 편두통 예방약물을 통한 예방적 치료가 환자의 두통, 어지럼증, 멀미 및 삶의 질을 얼마나 개선시키는지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편두통은 국내성인 10명 중 약 2명이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심장이 뛰 듯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이 주로 머리의 한쪽에서 일어나는데, 뇌 주변 혈관 및 신경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두통의 일종이다. 두통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약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는 어지럼증 및 멀미 증상이 동반돼 구역이나 구토를 유발하고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편두통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로 나뉜다. 급성기 치료는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려고 할 때 약물 복용을 통해 최대한 빨리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방법이다. 발작 전 전구증상이 나타났을 때, 또는 두통발작 초기에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예방 치료는 두통발작의 빈도가 잦은 경우를 위해 두통이 없는 평상시에 약물을 투약하는 방법이다.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두통발작을 예방하고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완화시키는 목적을 갖는다.
이러한 예방약물 치료는 두통의 빈도 감소에는 효과적인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 등 두통에 함께 동반되는 증상들에 대한 개선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국제적으로도 대규모의 연구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책임연구자)를 중심으로 국내 9개 대학병원에서 편두통 예방약물 치료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편두통으로 진단된 환자 중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이 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편두통 예방약물을 투약하면서 어지럼증, 멀미 증상 및 삶의 질이 어떻게 개선되는지 분석했다.
총 138명의 환자가 연구에 참여했으며, 편두통 예방약물은 통상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베타차단제(심혈관계약물) ▲칼슘채널차단제(심혈관계약물) ▲항우울제(삼환계 항우울제) ▲항경련제 중에서 적어도 하나의 약물을 선택해 3개월 이상 투약하며 관찰했다.
객관적인 평가도구를 통해 환자들의 증상 개선 정도를 확인할 결과, 편두통 예방약물 치료 후 두통, 어지럼증, 멀미 및 삶의 질 관련 척도에서 치료 1개월 후부터 유의한 수준으로 호전을 보였고, 3개월 후에는 더욱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두통 강도는 예방약물 투약 전 6.9점이었던 반면, 약물 투약 3개월 후에는 3.3점으로 낮아졌다. 어지럼증으로 인한 불편 정도는 39.4점에서 3개월 후 15.8점으로, 어지럼증 척도 역시 19.1점에서 8.2점으로 어지럼증 관련 증상들이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멀미 증상을 점수화 했을 때에도 6.9점에서 2.9점으로 감소했다. 그리고 어지럼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화해 비교한 결과 15.3점에서 9.7점으로 하향돼 어지럼증이 일상생활이나 전반적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는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편두통 발작 빈도가 낮다면 예방약물 보다는 발작이 있을 때에만 급성기 약물로 치료 하는 것이 낫다”며 “반면에 편두통 발작이 한 달에 두세 번씩 자주 일어나는 경우를 위한 예방약물 치료는 즉각적인 진통제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꾸준한 복용으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 시간을 줄여나가고 어지럼증, 멀미 등 함께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완화 효과를 높이기 위한 치료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이과학 분야 학술지인 ‘이과학-신경학(Otology & Neurotology)’을 통해 발표됐다.
▲김지수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메디컬투데이 남재륜 기자(newroo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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