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간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pulmaemi 2017. 11. 24. 21:51

암 사망률 2위 간암, 말기에 증상 나타나 조기 발견 위해 정기검진 필수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몸에서 가장 큰 장기 중 하나인 간은 우리 몸에서 마치 나라를 지키는 ‘장군’과 같은 역할을 한다. 소화된 영양분의 대부분이 간으로 도착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및 비타민 대사가 이뤄지며, 이들을 저장해 우리 몸의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각종 약물 및 독성 물질의 해독 등 우리 몸을 튼튼히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다만 묵묵히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탓에 손상이 되더라도 빠르게 인지하지 못하는 둔한 장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간은 대부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질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야 발견된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16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 사망률은 10만명당 21.5명으로 폐암 35.1명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윗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 또는 통증, 체중 감소, 황달 등 간암의 주요 증상들이 대부분 수술이 어려운 말기에 나타나서다.

성을 지키는 장군이 힘을 잃으면 나라가 함께 무너지듯, 간이 손상되면 우리 몸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때문에 간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에 간암을 발견할 방법은 현재까지 정기 검진이 유일한데, 간암 환자의 10명 중 8명이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병력이 있는 만큼, 간염이나 간경변 같은 간질환이 있다면 정기 검진은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간암은 종양의 크기가 3cm 미만일 때 발견되면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약 50% 정도이지만, 정기검진 없이는 초기 발견이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재 간암 최초 진단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들은 약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며 심지어 간암의 진행 정도에 상관없이 간 기능이 저하된 간경변증 환자들은 수술이 불가능해 간암 환자들의 상당수는 간이식만이 유일한 방안인 상황이다.

간이식은 간암뿐 아니라 간경변증까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현재까지는 가장 확실하고 적극적인 간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장기이식술이 매우 까다로운 수술인 탓에 과거 간이식은 간암 환자의 최후의 보루로 인식됐지만 술기가 발전하면서 간 절제술보다 완치율이 높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간이식이 먼저 권장되는 경우도 있다. 

간암 환자의 간이식은 밀란 기준(주혈관 침범이나 전이가 없으면서, 한 개의 종양일 경우 5cm 이하, 여러 개의 종양일 경우 3개 이하이며 가장 큰 종양이 3cm 이하) 이내의 간암 상태에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 고려할 수 있다. 

홍근 이대목동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는 “우리나라는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은 충분하지 못한 탓에 생체 간이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 경우 5년 후 생존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치료 예후가 매우 긍정적이다”며 “밀란 기준 이상의 간암 환자들도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없다면 생체 간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이식술은 신속함과 정교함이 필요한 고난이도 수술인 만큼 풍부한 간이식 경험과 좋은 수술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의료진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 이식 후 평균 3~6개월 이내면 간이 정상적인 기능을 찾게 된다. 그러나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면역 거부 반응과 같은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 위험을 예방하고, 이식 받은 간이 잘 기능할 수 있도록 유지하기 위해선 평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홍근 교수는 “간 이식 환자들은 간에 악영향을 끼치는 술과 담배는 금기하는 것이 좋으며, 의료진이 당부한 식생활과 약물 복용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주변이나 인터넷에서 떠도는 간에 좋은 음식이나 약 복용은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를 거친 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간 이식 후 합병증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발열이나 구토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 코디네이터에 연락해 증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