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명 중 1명 우울증상 경험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OECD 국가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 꼬리표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붙어 다닌다.
2014년 기준,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자살률은 10만명 당 55.5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며, 이 가운데 12.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40.4%)과 건강문제(24.4%), 외로움(13.3%), 가족·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11.5%), 그리고 배우자 등 사망(5.4%) 등이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 주된 이유였다.
특히 노인의 9.9%가 학대를 경험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노인 3명 중 1명은 우울증상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는 또 하나의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인에서 우울증은 흔한 질환이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들은 정신적인 문제를 말하기를 꺼려하는 대신에 육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마음이 울적하다’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유 없이 여기저기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다’ 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이 좋아하던 일도 하지 않고 좋아하던 음식도 싫다 하며, 옷에 신경을 쓰지 않고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집밖에 나가려 하지 않을 때에도 특히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노인의 우울증은 기억력 감퇴와 지적인 기능의 저하가 흔해서 치매와 증상이 유사한 점이 있다. 또한 정신병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누군가 나를 괴롭히고 있다든지 죽을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헛된 망상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노인들의 우울증 원인은 무엇일까.
만성적이거나 불치병, 알코올 중독, 치매 등의 정신질환 등이 있으며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이나 경제적 문제 등은 우리나라 노인 우울증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이 사망했을 때에 한동안 슬픔에 잠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울증이 2개월 이후까지 지속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노인에서 우울증은 의사와의 상담, 항우울제로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또한 여성에서는 갱년기에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우울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호르몬 보충으로 우울증이 개선되는 경우도 많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에게는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 물론 자살 경향이 있는 사람은 혼자 산책하게 해서는 안된다.
사회와 가족의 지지와 이해도 중요하다. 외로움이나 고립감은 우울증의 발생과 악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 있는 사람이 타인에 대해 관심을 잃고 스스로 고립되려는 경향은 주변의 친구나 가족들의 격려와 지지로 경감될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 가족들은 환자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환자가 잘 했던 일이나 순간들을 기억해내게 도와주는 것이 좋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격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살할 생각이 재발하고 지속될 때나 우울증이 심할 때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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