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과거 수십 년간 폐암은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여성에서도 최근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의 흡연율이 높아졌기 때문이긴 하나, 국내에서는 85%이상의 여성 폐암환자들이 비흡연자임을 감안하다면 흡연 외 다른 요인들이 폐암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에서는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226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70개 항목의 설문 내용에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정도, 평소 운동량 등의 일반적인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것 외에도 주방 환경, 취사연료, 요리 종류, 머리 퍼머와 염색 등의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익숙한 생활 패턴도 포함됐다.
특히 간접흡연 역시 직접 흡연과 마찬가지로 폐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간접흡연 노출 정도, 남편의 흡연 여부, 집안에서의 흡연 여부 등도 설문 내용에 포함시켰다.
이 같은 설문 결과, 간접 흡연에 대한 설문에서 비흡연 여성폐암환자들은 가정 또는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많았고 노출시기도 빨랐다. 조사에서 남편의 흡연 여부는 크게 영향은 없었으나 집안에서 흡연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외에도 부모 형제 중에 폐암이 있었던 비율은 6.8%이었고 주로 어머니와 여자형제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비흡연 여성폐암환자에서 육체적, 심리적으로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많았으며 운동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비흡연 여성폐암환자들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요리할 때 눈이 따가울 정도로 연기가 자욱한 환경에 많이 노출되었으며, 튀기거나 부침 요리 등의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위원인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조석기 교수는 “여성 폐암의 원인을 여성의 생활 패턴과 주변 환경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으로 어느 정도는 예측한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간접 흡연도 직접 흡연 못지 않게 폐암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서도 간접흡연의 노출이 많았고 노출 시기도 빨랐다는 것은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2003년~2004년 일반건강검진을 수행한 비흡연 여성 600만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해 본 바 약 4만 5000명 정도가 폐암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폐암 발생자들의 평균 연령은 61.2세 (±11.4세)로 폐암이 발생하지 않은 군의 46.8세 (±14.5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령에서 폐암이 발생하였다. 연령, 체질량 지수, 기존암 여부, 생활습관 등을 전반적으로 보정한 결과 최종적으로, 주 2~3회 미만 음주자에 비해서 주 2~3회 이상 음주자들의 폐암발생의 위험도가 24.7% 높아지며, 운동을 주 3~4회 미만인 군이 3-4회 이상인 군에 비해 위험도가 2.6% 높아졌다.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관리한 군에 비해 육식위주의 식생활을 가진 군에서 폐암발생의 위험도가 6.7% 정도 높아졌다. 기존암 진단 여부는 전반적으로 암 진단을 받지 않은 군에 비해서 2배 이상 높은 폐암발생의 위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상 체중 보유자에 비해서, 저체중군에서 폐암발생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위원인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명준표 교수는 “흡연을 하지 않아도 폐암 발생이 가능하며, 흡연과는 별개로 고연령, 음주, 운동부족, 육식위주의 식생활, 낮은 체질량지수, 기존 암 보유 여부 등이 여성 폐암 발생 위험요인으로 나타나, 폐암을 예방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흡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인자에 대해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빅테이터를 이용하여 비흡연 여성폐암 발생 위험인자에 대해 분석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는 “흡연과 관련이 없는 여성폐암에 대한 위험인자 분석이 국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흡연 외의 생활 습관이나 환경 등의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개선의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비흡연 여성폐암환자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여성·유아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건보 적용…한달 환자부담 약값 500만원→15만원 (0) | 2017.11.03 |
---|---|
10대 엄마 된 여성들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 ↑ (0) | 2017.11.03 |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하려면 모유 최소 두 달은 먹여야 (0) | 2017.10.31 |
임신중 '타이레놀' 복용, ADHD 앓는 아이 출산 위험 높여 (0) | 2017.10.31 |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 '자궁경부암'…HPV백신 부작용 피해 없어 (0) | 2017.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