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 '자궁경부암'…HPV백신 부작용 피해 없어

pulmaemi 2017. 10. 30. 13:18
질염, 자궁근종 가장 흔해…6개월마다 초음파 검진 필요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대학교 1학년 강 모양, 그녀에게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이다. 성인이 되면 자궁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들어왔고 남자친구가 생기면 예방접종은 필수라는 이야기도 SNS 경험 글을 통해 많이 봐왔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전혀 효능이 없다, 부작용이 심하다라며 접종을 반대하는 친구들도 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의견이 분분하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가늠이 서지 않아 고민이다.


자궁,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신비롭고 소중한 곳. 생명의 요람이자 모든 인류의 고향으로 불리며 예로부터 여성들에게 스스로 몸을 아끼고 보살펴야 한다는 교육을 사회 및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만큼 자궁 건강은 여성의 가장 큰 걱정거리이자 관심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예전에는 폐경으로 인해 여성 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든 장년층에서만 고민하던 자궁 질환을 이제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20~30대의 젊은 여성들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여성 자궁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질염과 자궁근종이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부를 정도로 흔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발생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방치하면 오랫동안 이어져 고생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질염처럼 비교적 흔한 질환에 속하지만 발생 위치와 크기에 따라 심각한 생리통을 유발하거나 난임을 초례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게다가 근종의 경우 양성이라면 종양에 속하므로 반드시 추적 검사 및 수술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월경 장애, 다난성난소증후군, 조기 폐경, 자궁내막증 등 다양한 질환들이 있어 건강한 자궁을 위해서 서른이 넘으면 6개월 마다 자궁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나라에서도 중요성을 실감하여 20세부터 격년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며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많은 여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실제로 전 세계 여성들의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한국에서도 하루 2~3명이 자궁경부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월경 장애 정도의 미비한 변화에 그쳐 대수롭지 않고 넘겼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이 무서운 이유는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세상에서 유일하게 예방이 가능한 쉬운 암으로도 꼽힌다. 백신이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 주사는 6개월에 걸쳐 총 3회 접종해야 하며 9세 이상의 여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적의 접종 연령 대상은 성 활동 시작 시기와 백신 효과 지속 기간을 감안하면 15세~17세이며 남아도 접종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만 12세 여아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자궁경부암예방접종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를 높이며 접종을 꺼려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부작용’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이재관 교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라고 불리는 HPV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항문암, 상피내종양, 전암병변, 생식기 사마귀 등의 원인이 된다”라며 “그러나 예방 접종을 받으면 발생한다는 부작용에 대한 낭설과 아직 아이가 어리다고 생각돼 어른이 되면 맞아도 된다는 안일함, 예방 접종 필요성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백신을 맞지 않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맞을 경우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예방할 수 있어 반드시 접종하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매우 높은 예방 효과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았더니 발진이 난다’, ‘신경마비 증상이 일어났다’, ‘죽을 수도 있다’라는 등의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부작용에 대한 잘못된 소문으로 자녀 예방 접종을 피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약 50만 건이 접종이 이뤄졌지만 사망이나 장애를 초래하는 중증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또한 세계보건기구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에서도 백신 접종을 중단할 만큼 위험성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스웨덴, 핀란드와 같은 유럽국가도 30만 명 코호트 조사 결과 자가 면역, 신경계, 혈전색전 이상 반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의 경우도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맞으면 생식기 사마귀, 항문암, 성기암 질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남성의 접종도 권장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만약 백신 접종 이후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한 알레르기반응을 겪은 사람이라면 접종을 맞아서는 안 되며 급성 중증 열성질환자도 회복 시까지 접종을 미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