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착각하기 쉬운 '섬망'…노년 환자 증가추세

치료시 원인에 대한 치료가 중요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인지지능이 저하되고 환각 등이 나타나는 등 증상을 겪는 ‘섬망’ 환자가 노년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섬망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4년 7395명, 2015년 7457명, 지난해 7943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기준 80세 이상이 42.9%(3441명), 70대가 37.1%(2976명)로 전체 진료 인원의 80%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60대 11.8%, 50대 5%, 40대 1.9% 순이었다.

섬망은 다양한 신체 질환에 의해 갑자기 의식과 주의력이 흐려지고 인지기능의 저하, 환각 등이 동반되는 질병이다. 의식과 주의력 이상으로 인해 오늘 날짜가 며칠인지, 현재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잊는 증상을 보인다. 

또한, 언어, 시공간 기능 등의 인지기능 전반에 장애가 나타나고 환각과 같은 정신병적 증세가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하루 중에도 수시로 변동되며 나타날 수 있다. 낮에는 호전됐다가도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라 생각하곤 하지만 치매와 섬망은 차이를 보이는데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질환의 유병기간과 회복가능성이다. 섬망은 증상이 수일 이내 급격히 발생하고 발병원인이 교정되면 증상도 호전되는 반면 치매의 경우 수개월에 걸쳐 발병하는데 대게 정상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식이 흐려지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하나인 아세틸콜린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 아세틸콜린은 뇌 전체에 분포하는 화학물질로 신경의 자극을 근육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 우리의 의식이 깨어 있게 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 아세틸콜린이 저하되면 의식이 흐려져 섬망이 발병하는 것. 

또한, 뇌졸중, 뇌 외상, 뇌종양 등과 같은 뇌 질환으로 인해 환자의 의식 수준과 뇌 기능이 저하되면 섬망이 발병할 수 있다. 또한, 요로계 감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내분비·대사성 질환, 심혈관계 및 호흡계 질환 등이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면서 섬망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울러 노년기에는 약물 대사 능력이 저하돼 치료를 목적으로 복용하는 약에 의해서도 섬망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복용과는 반대로 수면제나 진정제 등의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다 중단할 때나 알코올 섭취를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금단현상이 뇌 기능에 영향을 줘 섬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듯 섬망을 유발하는 원인이 각기 달라 섬망을 치료할 때는 원인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심평원은 설명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의사의 진단에 따라 섬망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

심평원은 “섬망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증상 완화를 위해 단기간 약물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며 “환자의 불안이 심하거나 알코올 금단에 의해 발병한 경우라면 진정제를 투여받을 수 있고 환각 등으로 극심한 초조와 흥분 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소량의 항정신병 약물 치료를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에 따르면 ▲친숙한 환경을 유지해 주기 ▲오늘의 날짜와 상황을 알려주기 ▲환자가 밤과 낮을 구별할 수 있도록 창문이 난 공간에 머물게 하는 것이나 야간에 은은한 조명을 켜두는 등 적정 수준의 자극 유지하기 등의 환경적 요인을 조절해주는 것도 환자의 섬망 증세 완화에 도움을 준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